金 王 錫 글雲 米 그림

잡풀들이 두 갈래로 갈라졌다. 그리고 그 사이에서 무언가 황금색이 번쩍였다.

무산의 불곰이 큰 실수를 했다. 놈은 극도의 흥분에 그만 소리를 내 으르렁거리면서 자기의 위치를 포수들에게 알려주었기 때문에 포수의 화승포들은 그곳을 겨냥하고 있었다.

불곰이 잡풀속에서 뛰어나오자 포수들의 등뒤에서 비명소리가 들렸다. 기겁을 한 몰이꾼들이 걸음아 날 살려라고 도망갔다.

그러나 강원도 포수들은 기회를 놓치지않았다. 그들의 수련은 개량된 화승포의 가치를 정확하게 살렸다.

두발의 총탄이 거의 동시에 발사되어 덤벼드는 곰의 이마에 한치 사이를 두고 뚫었다. 철탄은 곰의 두개골을 부수고 뇌를 파괴했다.

도망갔던 몰이꾼들이 만세를 부르면서 돌아와 곰의 시체에 밧줄을 걸고 그대로 주막으로 끌고 갔다. 주막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고 그중에는 무산의 창꾼들도 있었다. 몰이꾼들이 손짓 몸짓을 쓰면서 말했다.

"저 총의 대롱에서 벼락소리가 터져 났어요. 그리고 번개빛이 번쩍이자 덤벼들던 곰이 이렇게 뒹굴었어. 그리고 이렇게 여덟팔자로 뻗어버렸어"

방에 있던 무산의 창꾼들이 시끄럽다고 몰이꾼들은 쫓아내고 마당에 나가 실제로 곰의 시체를 조사했다. 대가리에 콩알만한 구멍이 뚫여있었다.

화승포의 위력과 강원도포수들의 수련에 이이를 달 수 없었다.

몰이꾼들은 주막에서도 쫓겨났지만 강원도포수가 갖고온 화승포에서는 벼락소리가 울려퍼지고 번개 및 번쩍인다는 소문은 퍼져나갔다. 그후로는 무산의 몰이꾼들이 강원도포수들과 함께 사냥을 할 계약을 할 때는 일당제가 아니라 성과제로 했다.강원도포수들은 어김없이 짐승을 잡기때문이었다.

강원도포수들이 머물고있는 집에 많은 몰이꾼과 산사람들이 찾아왔다. 나무꾼 약초꾼들도 곰이나 멧돼지가 있는 곳으로 안내하겠다고 찾아왔다.

무산은 역시 강원도와 달랐다. 그곳은 조선반도에서 가장 넓은 사냥터였으며 사냥감이 풍부했다. 꿩이나 토끼따위는 집의 닭장에서 하듯 쉽게 잡을 수 있었고 노루 멧돼지 사슴들도 어렵지않게 잡을 수 있었고 그들을 노리고 돌아다니는 늑대 곰 범들도 잡을 수 있었다.

그렇게 되자 강원도포수들의 집옆에 있는 재령대의 두부집에도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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