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보다 다함께 문제 고민 삶을 나누며 사는 사회 조성 관계의 변화·회복 노력해야

사회적기업과 관련된 업무 중에 1년 중 가장 먼저 시작되는 사업은 바로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이다. 충남지역 지원기관으로 본인이 소속되어 있는 충남사회경제네트워크도 `창업하고 싶은 사람, 혁신하고 싶은 사람 모여라` 라는 슬로건 아래 2016년도 참여팀을 모집하였다. 전국에서 500개 팀을 선발, 사업화 자금과 멘토링 등을 지원해서 사회적기업으로 육성시키는 프로젝트이다. 이미 우리 사회 여기저기서 넘쳐나고 있는 창업 지원과 사회적기업가 창업지원의 차별성은 무엇일까. 굳이 따져 본다면 `혁신하고 싶은 사람`이라는 부분일텐데 무엇을 혁신하고자 하는 것인지? 많은 기술 창업들도 이전의 기술들을 혁신해서 새로운 제품으로 창업을 시도하는 것인데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이 말하는 혁신과 어떤 차별성이 있는 것인지?

사실 일반 창업은 신기술과 제품으로 많은 부를 창출해서 일확천금을 꿈꾸는 개인의 성공 신화로 연결되어도 아무 문제가 없다. 창업을 꿈꾸는 많은 이들은 아마도 그렇게 대박의 꿈을 갖고 도전할 것이다. 그러나 사회적기업 창업에서 말하는 `혁신`은 개인의 성공보다는 그것이 우리 공동체 가운데 어떤 `관계의 변화`를 가져올 것인가 하는 데에 의미를 둔다. 즉 새로운 기술이나 서비스가 공동체가 갖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고 어떤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인가에 궁극의 관심이 있다. 혁신의 핵심이 바로 `사회, 함께 살아가고 있는 공동체`와 맞닿아 있다는 말이다. 사람들에게 기존 시장이 제공하지 못하는 새로운 만남과 욕구를 충족시키는 장을 제공함으로써 개인과 공동체의 복지와 환경을 개선하여 공동체를 통합해 가는 과정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최근 가장 씁쓸한 단어로 우리 사회에 회자된 것은 `헬조선`, `흙수저` 같은 것 들이다. 같은 사회 구성원으로, 공동체원으로 소속감과 정체성을 갖고 함께 살아가기 더 이상 어렵다는 비명이 아닐까 싶다. 주변의 많은 이들, 특히나 가장 패기만만해야 할 청년들이 내몰린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어떻게 다시 공동체와 사회를 회복시키고 그 안에 살아가는 이들의 삶을 함께 나눌 것인가 하는 고민과 도전을 시작하는 것이 바로 사회적기업 창업팀들의 미션인 것이다.

그간 충남에서 이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을 바탕으로 공동체를 세워가는 여러 팀들이 배출되었다. 시민 코워킹 공간 사이를 운영하는 `우리동네 협동조합`, 노인 돌봄 마을공동체를 꾸려가고 있는 천안 북면의 `도란도란 사회적협동조합`, 홍동의 새로운 도전 `홍성우리마을 의료생협` 등이 모두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으로 자리매김한 충남의 주요 사회적경제 주체들이다. 쉽지 않은 과정이었지만 모두 진정한 혁신, 즉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시대에 공동체를 위한 관계의 변화를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가 도전한 사회적기업가들의 성과이다.

충남도는 얼마 전 그간 오랜 공을 들여 준비해 온 `충남 경제비전 2030`을 발표하면서 창의적 인재와 좋은 일자리, 차세대 성장산업과 혁신 생태계, 깨끗하고 품격 높은 생활환경, 함께하는 따뜻한 지역공동체, 환황해 경제권의 중심 거점 등을 5대 목표로 제시했다.

충남이 바라는 창의적 인재와 좋은 일자리란 무엇인가. 좋은 생활환경과 따뜻한 지역공동체를 만들어가는 구체적인 방법은 무엇인가. 바로 공동체를 위한 관계의 혁신을 꿈꾸는 사회적기업가들을 키워내고 그들을 지원하는 것이 중요한 전략이라는 것을 그간의 사회적기업가 창업지원이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충남에서는 이러한 사회적기업가 육성을 위해 초등학교에서부터 사회적경제 교육과 활동을 지원하고 충남형 혁신모델을 계속해서 만들어내기 위한 지역 혁신 활동가 파견 사업 등을 진행 할 것이다. 앞으로 수많은 사회적기업가들의 도전으로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 갈 충남의 2030 미래 비전을 그려보며 2016년 새해를 시작하는 지금, 우리에게 요구되어지고 있는 사회와 공동체 회복을 위한 실천으로 `관계의 혁신`을 시도하는 사회적기업가 정신을 나로부터 시작해보면 좋을 것 같다.

김민숙 충남사회경제네트워크 총괄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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