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청년CEO 꿈·열정의 현장을 찾아서 ①

(주)맛있는음식을 창업한 천민호(34) 대표.
(주)맛있는음식을 창업한 천민호(34) 대표.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우리나라 청년실업률은 8.1%를 기록했다. 4개월 만에 최고치이다. 청년들이 실제 피부로 체감하는 실업률은 20%에 육박한다는 민간연구소 조사결과도 있다. 일자리를 찾지 못한 청년이 넘쳐나며 흙수저, 금수저, 헬조선, 탈조선의 신조어까지 나왔다. 취업이 아닌 창업으로 청년실업의 파고를 넘는 청년들도 있다. 때로는 취업보다 혹독한 준비와 시련을 겪기도 하는 창업 생태계에서 꿈과 열정으로 차근차근 목표를 이뤄가는 충남의 청년CEO들을 4회에 걸쳐 소개한다.

◇정덕희 `마시굿` 대표, 1인 가구 겨냥 간편식 만들어 맛·가격 입소문 가맹점 증가

바야흐로 요리의 전성시대다. TV채널마다 요리프로 한 두개는 꼭 있다. 인기 셰프는 탑 스타 부럽지 않은 선망의 대상이다. 지난해 집밥이 하나의 트랜드를 형성했다면 올해는 혼밥(혼자 밥먹기)이 유행 조짐이다. 1인 가구 증가 등 혼밥 수요에 맞춰 간편식 시장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외식전문가들은 올해 외식분야 키워드 가운데 하나로 가정 간편식 시장 성장을 꼽았다. 블루 오션으로 부상하는 간편식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는 청년CEO가 있다. 마시굿의 정덕희(32) 대표다. 정 대표는 2013년 10월 마시굿을 창업했다. 마시굿은 고객이 주문하면 신선한 양념과 재료로 각종 찌개와 볶음, 국, 탕 등을 만들어 포장해 내 놓는다. 반조리 간편식으로 고객은 부담없이 든든한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다.

마시굿 창업에는 정 대표의 외지 생활 경험이 한 몫 했다. 서울에서 2년여간 직장생활하며 자취하는 동안 종종 배달 음식을 이용했다. 배달 음식의 획일화된 맛에 염증을 느끼고 직접 창업을 결심했다. 천안에서 오랫동안 식당 운영으로 많은 요리의 노하우를 축적한 부모님도 레시피 제공으로 정 대표의 창업을 도왔다. 충남경제진흥원의 `청년CEO 500 과정`을 이수하며 기업운영에 필요한 제반 역량을 갖췄다. 가정간편식 포장 전문점의 브랜드는 `쿡친`으로 정했다. 청년CEO 500 지원금으로 브랜드 홍보물도 제작했다.

마시굿은 지난해만 쿡친 가맹점을 6곳으로 늘렸다. 천안시 두정동의 직영점을 제외하고 3월 백석점을 시작으로 11월 신방통정지구점까지 작년에만 쿡친 가맹점 5개소가 새로 문을 열었다. 직영점을 통해 알려진 쿡친의 품질이 지난해 가맹점의 큰 폭 증가를 불러 왔다. 직영점 오픈 전 천안에도 여러 브랜드의 가정간편식 포장 전문점이 있었지만 맛과 가격, 재료의 풍성함에서 쿡친의 경쟁력이 뛰어나 소비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며 가맹점 증가로 이어졌다.

정 대표는 올해 쿡친 가맹점을 아산이나 평택, 세종, 청주 등 천안 인근 도시로 확대할 계획이다. 공장도 향후 물량을 대비해 한 곳 더 신설을 추진한다. 늘어나는 가맹점 관리와 레시피 개발 등을 돕기 위해 정 대표의 친동생도 조만간 마시굿에 합류 예정이다. 정 대표는 가맹점과 본사간 상생 협력에도 관심을 기울여 가맹점의 자율적 운영을 최대한 보장하고 있다. 정 대표는 "창업을 생각해 중도퇴직하거나 업종전환을 고민하는 분들과 쿡친을 통해 고용을 창출하고 생활에도 도움 드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천민호 `맛있는음식` 대표, 웰빙 `은행나무길빵` 인기몰이 디저트카페 `골든 크레페` 출시

2014년 (주)맛있는음식을 창업한 천민호(34) 대표는 대학 때부터 창업의 꿈을 키웠다. 대학 재학 시절 전국 대학(원)생 해외마케팅 전략경진대회에 참가해 2년 연속 수상 했다. 무역인력양성사업단 과정도 마쳤다.

졸업 뒤 몇 해 간 제과전문기업을 다니며 업무 능력을 인정받은 천 대표는 가슴에 간직한 창업의 꿈을 더 이상 미룰 수 없어 2014년 창업생태계에 뛰어 들었다.

충남경제진흥원의 `청년 CEO 500` 과정을 이수하며 청년 창업가로 거듭난 천 대표는 지난해 아산의 향토 자원을 활용한 명물 빵을 선 보여 호평을 받았다. 그가 선보인 빵의 브랜드는 `은행나무길빵`.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된 관광 명소인 아산의 은행나무길을 브랜드 전면에 내세웠다.

은행나무는 제품에도 포함됐다. 은행나무길빵은 모양이 은행잎 형태로 재료에 은행 성분을 함유해 건강에도 좋은 웰빙 빵이다.

은행나무길과 더불어 아산의 대표 인물인 이순신 장군의 거북선 모양에서 착안해 만든 빵 `은행 먹은 복이`는 거북이 형상에 은행 성분을 지녔다.

천 대표는 아산문화재단과 업무협약을 맺고 곡교천 은행나무길에 위치한 아산문화예술공작소의 1층 카페에서 지난해 은행나무길빵을 판매했다.

관광선물용 제품으로 큰 인기를 누렸다. 아산성웅이순신축제, 천안흥타령춤축제, 아산지중해마을 블루마켓에도 참가해 은행나무길빵을 알렸다. 흥타령춤축제에서는 하루 수백 만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 달은 천안갤러리아백화점 행사에도 입점해 고객 폭을 넓혔다.

천 대표는 지난해 메르스 여파에 따른 소비 감소로 힘든 시간도 보냈다. 그는 지속적인 매출과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두 번째 야심찬 기획을 내 놓았다. 소자본 창업 아이템 브랜드 `골든 크레페` 출시이다.

골든 크레페는 가게 안에 또 하나의 가게가 있는 샵엔샵 개념의 디저트, 커피카페로 1000만 원 미만의 소자본으로 시작할 수 있다. 은행나무길빵을 통해 쌓은 제과제빵 기술에 팬 케이크의 일종인 크레페와 커피, 음료 등을 결합했다. 골든 크레페는 다음달 아산의 도심과 경기도 안양에 개장 예정이다. 천 대표는 "올해 코트라의 세계시장진출전략설명회를 비롯해 중국, 미얀마, 베트남 등의 해외전시회나 박람회에도 참가해 골든 크레페의 해외 시장 진출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평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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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조리 간편식으로  시장 뛰어든 마시굿의 정덕희(32) 대표.
반조리 간편식으로 시장 뛰어든 마시굿의 정덕희(32)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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