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은 어떤 선생님이 되고 싶으세요?"

"글쎄다…. 너희 들이 10년이 지나고 20년이 지나서 나를 생각했을 때, 내 이름은 잊었어도 `그래도 그 선생님은 우리편 이었는데`라고 생각하는 선생님이 되고 싶다."

2010년 처음으로 담임을 맡은 학기초 어느 수업시간에 아이들이 한 질문에 그 때 당시의 생각을 정말 솔직히 이야기 해 보았다. 2006년에 처음 발령을 받고 교과전담을 하다가 군대를 다녀온 후 2009년에도 교과전담을 맡은 나는 정말 `내 아이들`이 있었으면 했고 처음으로 `내 아이들`이 된 2010년의 아이들에게는 그들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행동하는 선생님이 되고자 많이 노력을 했다. 체육시간에는 아이들과 이어달리기 시합을 하며 같이 뛰었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노래를 같이 들었으며, 완전하지는 않았지만 아이들의 말과 행동에 공감을 할 수 있었다. 그 때는 아이들과 같이 한다는 생각에 학교생활이 참 재미있었다.

"야. 조용히 좀 해!"

"넌 왜 그렇게 떠드니?"

요즈음 아이들을 하교시키고 가끔 수업시간의 내 모습을 아이들의 입장에서 본 모습을 상상해 본다. 학년말이라고 바쁘다는 핑계로 아이들에게 짜증을 부리고, 쉬는 시간에 아이들의 재잘거리는 소리가 소음으로 내 귀에 걸리적거리고, 아이들의 귀여운 도발이 조롱으로 들려 화를 내고 있는 내 모습이 그려져 그 때마다 아이들에게 미안하고 부끄러운 마음이 든다. 매번 잘 해줘야 한다는 생각을 머릿속으로는 하고 있지만 그것이 잘 실천 되지 않는다.

도대체 무엇이 달라진 것일까? 처음으로 담임을 맡은 5년 전에도 5학년이었고, 지금도 5학년을 맡고 있다. 어느 반이나 둥글둥글한 아이들도 있고 조금은 모난 아이들도 있다. 나와 성격이 잘 맡은 아이가 있는 반면 잘 맡지 않는 아이도 언제나 있기 마련이다. 결국에 달라진 것은 나뿐이다. 바쁘다고, 아이들과 세대차이가 난다고, 어짜피 안된다고 생각하며 아이들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고 있지는 않을까? 결국에는 나의 문제인 것이다.

이제 겨울방학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2015학년도도 마무리 할 때 되었다. 이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처음 담임을 맡았을 때 아이들편이 되고 싶었던 마음을 다시 한 번 떠올리게 된다.

이용범 유성초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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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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