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여행을 즐기다 보니 주변 사람들로부터 "해외 여행지 중에서 어느 곳을 가장 추천하고 싶으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그러면 나는 "해외 여행지 중에서는 베트남·캄보디아·라오스·미얀마 등의 인도차이나 지역을 추천하고 싶다"며 "그 곳에는 천혜의 대자연 향취와 전통문화의 매력이 듬뿍 담겨 있고 현지인들의 자연스러운 삶과 환대정신이 잔잔한 감동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오랜 동안 일본의 오사카·고베·교토·나라·와카야마·고야산·히메지·아코 등의 간사이(關西)지역과 태국의 방콕·아유타야·칸차나부리·후하힌 등의 중부지역을 즐겨 찾았다.

평상시 산이나 해변 등 휴양 요소가 강한 대자연 지역보다는 치안이 안정돼 있는 인근국가의 수도가 아닌 제2도시를 즐겨 찾는 것을 좋아한다. 그 이유는 주요국의 수도는 인구밀도가 높고 상대적으로 공해가 심하지만 제2도시는 그보다는 더욱 한적하고 자연 친화적인 매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제2도시의 경우는 현대 최첨단의 도시문명은 물론 오랫동안 보존돼온 도시 옛 전통문화가 고스란히 보존돼 있는 구역이 공존하고 있어서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최근 들어서는 예술의 도시 프랑스 파리와 오스트리아 비엔나를 즐겨 찾는데 여러 곳을 대충 둘러보는 것을 피한다. 관심 지역을 정해 여러 번 방문해 그 지역에 관한한 눈 감고도 다닐 수 있는 것을 선호한다. 해당 여행지의 역사와 문화 전반에 걸쳐 폭넓고 깊이 있게 이해하기 위해서다. 그럴 때 여행지의 매력에 흠뻑 빠질 수 있고 나도 모르는 새 복잡한 일상사로부터 탈출해 기분전환의 효과를 만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오사카 일대와 파리와 방콕 상하이 등지는 각각 수십 번 들르다 보니 지금 거주하는 서울보다도 현지의 식도락 등 제반 유용정보를 더 훤히 꿰고 있어서 더욱 편하게 돌아다닐 수 있게 됐다.

주변 사람들은 이런 내가 일본어와 태국어와 프랑스어 등을 유창하게 구사하는 줄 안다. 그러나 영어 외에는 다른 외국어를 제대로 구사하지 못한다. 현지의 몇 마디 인사말 정도만 구사할 줄 안다. 외국어에 능통하면 좋겠지만 여행을 자주 하거나 한 나라를 깊이 이해하는 데 있어서 언어 구사능력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의사소통 능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여행자로서의 도전정신과 끝없는 탐구정신의 마인드가 아닐까 싶다. 신수근 자유여행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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