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외교·사회적 문제 산더미 연일 계파·당권싸움으로 얼룩 희망없는 정치 나라발전 발목 반부정적 자세 버리고 함께해야

개인이나 국가나 한해를 마감할 무렵이면 지난 한해를 뒤돌아보고 새로운 한해에 대한 새로운 희망을 가다듬는 것이 보통이다. 바로 그런 시점에 우리는 와 있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앞이 보이지 않으니 희망을 찾아 나설 용기마저 생기지 않는다. 희망이야 말로 인간이 가지고 있는 특권중의 특권이라 하겠지만 오늘처럼 이렇게 막막한 절벽같은 나날을 안고서는 희망이 오히려 사치로 느껴진다. 그렇다고 절망만 하고 있을 수도 없다.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서야 한다. 보이지 않는 희망이라 하더라도 이를 찾아 나서야 한다.

오늘의 우리 현실이 바로 그렇다는 얘기다. 우선 정치가 그렇다. 정치에서 희망을 찾지 못하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그런데 정치에서 우리는 희망을 찾을 수가 없다. 국회는 있으나 마나 할 정도를 넘어 나라 발전에 장애물이 되고 있다. 정당은 장애물이기를 넘어 정치에 해독만 끼치고 있다. 사람이 문제일까 제도가 문제일까!

정부가 모처럼 소매를 걷어붙이고 일을 하자는데 국회에서는 무슨 국회선진화법 타령만 하고 있다. 야당은 나라는 안중에도 없이 계파싸움과 당권 싸움에 여념이 없고 여당은 무기력하게 하루해를 넘기기에 지루하다. 이런 때일수록 대통령이나 국회의장이나 정치지도자들이 앞장 서야 하는데 장기판의 훈수꾼처럼 뒷짐만 지고 있는 형국이다. 이 모든 것의 궁극적인 책임은 대통령이 질 수밖에 없다. 국회가 도와주지 않아서 대통령이 실패했다고 변명해 보아야 그것은 사후약방문과 같다. 소통이 안되는 대통령과 무기력한 여당과 내부싸움에 골몰하고 있는 야당! 이 삼각구조가 발을 맞추고 있다. 우리 정치의 자화상이다. 나라가 해야 할 일은 태산 같은데 정치는 어디가고 보이지 않으니 국민만 불안하다. 정치가 보이지 않으니 민주노총과 같은 단체가 제멋대로의 굿판을 벌리고 범법자가 종교뒤에 숨어 법을 조롱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도 아뭇소리 못하고 꿀먹은 벙어리 노릇하기에 이골이 나 있는 집단이 정치집단이다. 이러고도 나라 잘되기를 기원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

언론에서는 연일 `지구상에서 가장 먼저 사라질지도 모를 나라 1호 대한민국`이라는 섬뜩한 표제로 우리에게 경각심을 울려주고 있다. 이게 무슨 소리인가? 우리나라의 인구감소에 대해 경고를 울리는 외국학자의 충고다. 무심히 듣고 넘어 갈 학자의 연구논문이 아니다. 불과 몇 년이면 겪어야 할 우리의 문제다. 보도대로라면 내년인 2016년을 고비로 하여 노동인구(15-64세)가 감소하기 시작한다. 2030년에는 노동인구가 415만명이 줄어든다. 현재의 추세로 추산하면 이미 68개의 4년제 대학과 50개의 전문대가 문을 닫아야 한다. 뿐만 아니라 연평균 3만명의 병력부족사태가 온다. 출산율은 겨우 1.21명인데다가 노인 자살률과 청년자살률은 OECD국가 중에서 1위인 나라다. 노인빈곤율과 사교육비지출이 1위이고 의료비지출은 4위에 이른다. 전문가들의 견해에 의하면 15년후의 경제성장률은 2-3%대로 떨어지고 복지비 지출은 30%대로 올라선다. 이것이 먼 장래의 얘기가 아니다. 이런 보도는 대한민국이 앞으로 어떤 수(手)를 써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묻고 있는 것이다. 인구를 늘릴 방도를 찾던지 해외로부터 노동력 수입을 하던지 외국용병을 들여오던지 아니면 정말로 지구에서 사라질 것인지와 같은 난해하고도 절박한 해답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경제문제는 물론 사회정책이나 외교안보문제에 이르기 까지 그 어떤 해답도 찾을 수 없다.

정부는 그동안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고자 2006년부터 152조라는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부었지만 결과적으로는 밑빠진 독에 물붇기였다. `제3차 저출산·고령사회기본계획`이 내년부터 또 다시 시작된다. 그러나 이 정책만 가지고 인구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여야 정당이 함께 앞장 서야 한다. 민주노총과 같은 노조 또한 극단의 이기적이고도 독선적이고 반정부적인 자세를 버리고 이 문제에 대해서 함께 고민할 줄 알아야 한다. 나라가 있어야 노조도 있는 것이다. 앞으로 2-3년이 골든 타임이다. 시간이 많지 않다.

전환경부장관 UN환경계획 한국부총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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