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국립대 무순위 추천 적용

지난 23일 추첨식 간선제로 치러진 충남대 제18대 총장후보자 선거에서 김영상(56) 생화학과 교수와 오덕성(60) 건축학과 교수(기호 순)가 선정된 가운데 교육부 추천 이후 임용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 동안 교육부는 관행적으로 국립대가 추천한 1순위 후보자를 총장으로 임용제청해왔지만 지난 달 상위 두 후보자를 무순위로 추천하는 방안을 마련해 학내 투표에 따른 순위와 임용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7일 충남대에 따르면 지난 23일 진행된 총장후보자추천위원회의 무기명 비밀투표 결과 1차 투표에서 오 교수와 김 교수는 각각 20표와 16표를 얻어 다른 후보자들을 제치고 결선투표에 올랐다. 결선투표인 2차 투표에서는 김 교수 26표, 오 교수 23표로 득표 순위가 역전됐다. 충남대 총장후보자 선정관리위원회는 내년 1월 10일까지 제18대 총장후보자 선거에서 1·2위를 차지한 2명의 후보자에 대한 구비서류를 갖춰 교육부에 두 후보자를 추천해야 한다. 이후 교육부장관이 교육공무원인사위원회의 자문을 거쳐 1명의 임용후보자를 임용제청하면 대통령이 국무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최종적으로 총장을 임용한다.

지역 교육계는 교육부가 지난 달 도입한 국립대 총장임용후보자 무순위 추천 방안이 충남대 총장 임용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하고 있다. 교육부는 앞서 지난 달 5일 국립대 총장 장기 공백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2인 이상의 국립대 총장임용후보자를 무순위로 추천하는 방안을 발표하고 즉시 시행에 돌입했다. 그 동안 국립대는 교육공무원법과 교육공무원임용령 등 관련 법령에 순위에 대한 별도 규정이 없음에도 관행적으로 1·2순위를 정해 교육부 장관에게 추천했다. 순위가 정해져 있는 탓에 교육부도 1순위자가 부적격자로 판단될 경우 2순위자를 임용제청하지 않고 국립대 측에 재추천을 요구하는 관행을 되풀이해왔다는 게 교육계의 설명이다. 교육부의 일방적인 후보자 재추천 요구에 공주대, 경북대, 한국방송통신대 등에서는 1순위 후보자들이 소송을 제기해 총장공백사태가 지속되고 있다. 지역 교육계는 총장후보자추천위원회의 결선투표에서 최다 득표를 얻은 김 교수의 총장 임용 가능성을 높게 보면서도 `무순위 추천 방안` 도입 취지에 따라 순위에 상관없이 총장임용이 이뤄질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충남대 관계자는 "두 차례 투표에서 두 후보자의 순위가 역전되긴 했지만 결선투표에서 가장 많은 추천위원이 표를 던졌다는 점에서 교육부가 후보자 순위를 무시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납득할 만한 사유 없이 총장임용이 이뤄질 경우 정권 입맛에 맞는 총장을 임용했다는 논란이 일거나 또 다른 소송전이 야기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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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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