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양대병원 '9988 프로젝트' 99세까지 88하게-뇌졸중

도움말=이기욱 건양대병원 신경과 교수.
도움말=이기욱 건양대병원 신경과 교수.
직장인 김모(58)씨는 출근을 위해 집을 나서는 중 갑자기 바닥이 빙빙 돌고 어지러움을 느끼는 찰나 갑자기 쓰러졌다. 일어나려 했지만 팔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고 몸을 마음대로 움직일 수도 없었다. 김씨의 부인이 이를 발견하고 급히 구급차를 불러 응급실에 도착해 응급 CT검사를 해보니 `뇌졸중`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다행히 김씨는 일찍 발견된 덕에 적절한 치료를 받고 현재는 정상적으로 회복중이다. 조금만 늦었다면 반신불구의 위험 뿐 아니라 사망했을 수도 있었을 것 이라는 말을 듣고 김씨 가족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무서운 침략자로 불리는 뇌졸중. 항상 그 위험이 도사리고 있지만 언제 일어날지 예측조차 어렵다. 단일질환 사망률 1위를 고수하고 있으며, 사망에 이르지 않아도 극심한 후유증을 남기는 질환인 뇌졸중에 대해 알아보자.

◇갑작스러운 증상 나타난다면 바로 병원 찾아야=뇌졸중은 뇌혈관질환이다. 뇌혈관에 문제가 생겨서 막히거나 터져서 뇌세포가 망가지는 병을 통칭한다. 뇌혈관이 막혀서 생기는 것을 뇌경색, 터져서 생기는 것을 뇌출혈이라고 한다. 뇌경색은 혈관이 막힌 상태를 의미하는데, 크게 혈전성 뇌경색과 색전성 뇌경색, 열공성 뇌경색으로 나눠볼 수 있다. 혈전성 뇌경색이란 뇌혈관에 노폐물이 쌓여 굳어지는 동맥경화로 큰 뇌혈관이 막힌 경우를 말하며, 색전성 뇌경색은 심장이나 경동맥에서 생긴 혈전이 여기저기 떠돌아다니다 뇌혈관을 막은 경우를 말한다. 열공성 뇌경색이란 작은 뇌혈관이 막힌 경우다.

뇌경색 뿐 아니라 뇌출혈에도 종류가 있다. 혈관이 터진 상태의 뇌출혈은 뇌 실질 내 혈관이 터져 주로 고혈압에 의해 발생하는 뇌 내출혈과, 혈관벽 한쪽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 뇌동맥류 파열에 의한 지주막하 출혈로 나뉜다.

뇌졸중의 가장 흔한 증상은 갑자기 한쪽 팔, 다리의 힘이 없거나 감각이 둔해지는 것이다. 또한 갑자기 말을 못하거나 발음이 어눌해질 때, 갑자기 어지럽고 비틀거리며 걷는 증상, 갑자기 한쪽 눈이 안보이거나 물체가 두 개로 겹쳐져 보이는 증상. 갑자기 심한 두통이 있으면서 속이 울렁거리며 구토하는 증상 등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이런 뇌졸중의 증상이 수분에서 수십 분에 걸쳐 나타나다가 사라지는 경우를 일과성 뇌허혈이라고 하는데, 이런 증상 자체를 가볍게 보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일과성 뇌허혈 자체가 뇌졸중의 위험신호이며 미리 발생가능성을 말해주는 것이기 때문에 바로 병원에 오는 것이 중요하다.

간혹 뇌졸중으로 오인되는 증상도 있다. 흔히 손이 떨리는 증상 눈꺼풀이 떨리는 증상, 뒷골이 당기고 뻣뻣한 증상, 양손이 저리면서 뻣뻣한 증상 등을 뇌졸중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있다. 이같은 증상이 뇌졸중이 절대 아니라는 것이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앞서 말한 증상과 비교하면 뇌졸중일 가능성이 떨어진다. 이러한 증상이 있을지라도 갑자기 발생하거나 지속될 경우에는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흡연, 음주 등 교정 가능한 위험 요소 줄여야=뇌졸중 발병 위험요소로는 교정 가능한 인자와 교정 불가능한 인자로 나뉜다. 연령이나 가족력, 인종은 우리가 교정할 수 없는 부분이지만 교정 가능한 인자는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심장병 등인데, 사전에 적절히 치료받고 조절한다면 뇌졸중을 예방할 수 있다.

뇌졸중을 한번이라도 앓았던 경우, 뇌졸중을 유발할 수 있는 생활습관, 즉 흡연, 음주, 비만, 스트레스, 운동부족 등의 습관은 교정을 통해 예방할 수 있다. 교정 불가능한 인자보다 교정 가능한 인자가 더 많기 때문에 나쁜 생활습관을 평소에 잘 관리한다면 얼마든지 예방이 가능한 셈이다. 뇌졸중 예방을 위해 진료가 필요한 경우가 있는데 이전에 한번이라도 뇌졸중을 앓았던 경우, 60세 이상의 고령, 가족 중 뇌졸중 환자 혹은 뇌졸중으로 사망한 분이 있는 경우, 흡연, 과음 등 나쁜 생활습관을 가진사람,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심장병같은 기저 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진료를 받고 미리 예방을 하는 것이 좋다.

뇌졸중이 발생했다면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이다. 의심 증상이 있을 때 바로 응급실이나 신경과 전문의를 통해 검사를 시행해야 하며, 검사결과에 따라 약물치료를 할지 수술 치료를 할지 결정하게 된다. 병원에 도착하는 시간에 따라 예후가 확연히 달라진다. 뇌경색의 초급성기에는 혈전용해제를 사용할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약물을 사용할 수 없는 경우가 있으며, 이때에는 뇌경색이 더 악화되거나 재발하는 것을 막는 치료를 한다.

뇌출혈은 출혈부위, 원인, 출혈량 등 환자 상태에 따라 약물 또는 수술적 치료를 결정해야 하고 출혈량이 적으면 저절로 흡수될 때까지 내과적인 치료를 받아볼 수 있다. 하지만 출혈량이 많을 경우에는 고인피를 뽑아내는 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재발 가능성 높아 적절한 대비 필요=한번 뇌졸중이 발생한사람은 재발할 가능성이 일반인보다 높다. 뇌졸중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원인질환에 대한 치료와 뇌경색의 경우에는 항응고제나 항혈전제 등을 사용한다. 뇌로 들어가는 혈관이 동맥경화증으로 인해 좁아진 경우 수술이나 풍선을 이용한 혈관 확장술로 예방치료를 할 수 있다.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심장병 등이 있으면 각 질환을 적절하게 치료해야 뇌졸중의 재발을 막을 수 있다. 흡연은 뇌졸중의 유발에 큰 영향을 끼치므로 반드시 금연해야하고 기름지거나 짠 음식을 삼가는 것도 중요하다. 또한 비만과 운동부족, 과도한 스트레스도 뇌졸중을 유발할 수 있는 원인으로 보고되고 있기 때문에 적절한 조절이 필요하겠다. 특히 갑자기 한쪽 팔다리의 힘이 없거나 감각이 둔해지는 경우, 말을 못하거나 발음이 어눌해지는 경우, 어지럽고 술 취한 사람처럼 비틀거리며 걷게 된다면 지체없이 병원을 찾아야 한다.

이밖에 한쪽 눈이 안보이거나 물체가 두 개로 겹쳐 보일 경우, 심한 두통이 있으면서 속이 울렁거리거나 토할 경우에도 뇌졸중을 의심해볼 수 있다. 전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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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말=이기욱 건양대병원 신경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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