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진 도시 원도심속 원도심 - ⑤ 은행 1구역 향후 활용방안

10년 이상 사업 답보상태에 놓여 있는 대전 중구의 은행 1구역의 향후 활용방안에 대해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원도심의 특색을 살린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와 함께 은행 1구역 사업의 향방을 설정하기 위해 조합의 정상화와 분할 구역 개발도 제안했다.

24일 지역 학계와 연구기관, 시민사회단체 등은 은행 1구역 활성화를 위해 현지 개량화를 통한 원도심의 특색을 살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0년 이상의 시간이 흐른 만큼 기존의 사업 방향과 다른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들은 최근 도시 활성화를 위한 방안으로 대두되고 있는 `도시 재생`의 패러다임에 맞춰 원도심의 의미를 되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곽현근 대전대 행정학과 교수는 "그 동안 추진돼 왔던 은행 1구역 사업은 전면철거방식의 민자사업인데 대전은 이미 주택보급율이 100%가 넘어선 상황으로 그 곳에 아파트를 짓는다는 것은 건설업자와 개발업자에게만 이익을 가져다 주는 꼴이 될 것"이라며 "은행 1구역은 대전의 뼈대로 상징성, 전통성, 역사성이 있기 때문에 그 것을 보완해주면서 발전할 수 있는 현지 개량형 주거환경사업이 시행돼야 한다"고 견해를 내비쳤다.

정경석 대전발전연구원 책임연구위원도 "원도심 활성화 방안 중 빈 공간을 청년사업가나 문화예술인에게 임대하는 사업이 있다. 서울의 신사동 가로수길, 인사동 거리의 경우 빈 공간에 입주한 사람들에 의해 자생적으로 활성화가 된 곳"이라면서 "도새재생은 새로운 숨을 불어 넣을 수 있는 빈공간이나 자원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원도심활성화차원에서도 은행 1구역이 적합지라 여겨진다"고 말했다.

박은숙 대전문화연대 공동대표는 원도심활성화의 균형적 발전을 강조하면서 "원도심은 현재 으능정이거리를 비롯해 은행·대흥동 위주의 한쪽으로 쏠려 있는 `반토막 발전`이 지속되고 있다"며 "최근 은행 1구역의 선화초 앞 부근을 중심으로 문화예술분야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만큼 목척시장 등을 되살리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은행 1구역의 규모가 거대한 탓에 민간 기업들의 부담을 줄여 줄 수 있는 분할 개발에 대한 의견도 제안했다.

김선권 충남대 사회학과 명예교수는 "은행 1구역은 총 6개 블럭으로 이뤄져 있어 구획별로 단계적인 개발이 검토돼야 한다"며 "구획 특성에 맞춰 식당가나 소규모 카페 등 특성에 맞게 상권을 살리는 것도 하나의 방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동호 한남대 도시부동산학과 교수는 은행 1구역사업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선 조합의 정상화가 시급하다는 의견을 제시하면서, 지자체의 획일적인 사업 추진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신 교수는 "일단 조합 정상화가 선결돼야 하며, 이를 통해 민간기업, 지자체 등이 장기적인 사업방향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지자체는 이 지역을 어떻게 활용해야 원도심활성화의 기폭제가 될 것인지 발상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피력했다.<끝> 김대욱·전희진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