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진 도시 원도심속 원도심 - ③ 우범·사고 취약지역 은행 1구역

 현재 목척 4길과 목척 5길 일대 200여 m 구간은 1차선으로 도로 폭이 좁아 소방차 진입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하지만 소방본부는 은행 1구역 일대를 '소방차 진입 불가구역'으로 분류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전희진 기자
현재 목척 4길과 목척 5길 일대 200여 m 구간은 1차선으로 도로 폭이 좁아 소방차 진입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하지만 소방본부는 은행 1구역 일대를 '소방차 진입 불가구역'으로 분류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전희진 기자
대전 중구 은행 1구역이 도시환경정비사업 사업시행인가 고시 후 10년 가까이 방치돼 주민들의 생활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해당 구역은 범죄 예방과 화재에도 취약한 것으로 드러나 주민 안전을 위한 종합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2일 중구청에 따르면 도시환경정비구역인 은행 1구역의 공·폐가는 12월 기준 총 50곳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중 폐가는 10곳이었으며 공가는 40곳인 것으로 확인됐다. 도시환경정비구역, 재개발 구역, 재건축 구역 등 중구의 25개 정비 구역에서 파악된 공·폐가 229곳 중 21%가 은행 1구역에 몰려있는 것이다.

이처럼 많은 공·폐가가 방치되고 있지만 치안과 방범을 위한 CCTV는 고작 3대에 불과한 실정이다.

현재 은행 1구역의 CCTV는 은행동 24-1번지, 은행동 114-35번지, 은행동 113-1번지에 각 1대씩 설치돼 있다. 이중 1대는 중구 선관위와 목척시장 사이 4거리를 비추고 있으나 구역 중심부와는 200-300m 떨어져 있으며, 나머지 2대는 대전천 인근 대로변과 모텔이 몰려있는 상가 지역에 설치돼 있다. 공·폐가가 집중된 목척시장 중심부나 벌집촌 인근은 사실상 범죄 사각지대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반면 으능정이 거리가 위치한 은행 2구역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해당 지역은 은행 1구역에 설치된 CCTV보다 4배가 많은 12대의 CCTV가 설치돼 있다. 이는 공원에 설치되는 CCTV 등 의무 설치 기기를 제외한 순수 방범용 CCTV만을 더한 수치다.

행정당국은 은행 1구역의 CCTV가 다른 지역에 비해 적게 설치된 것은 맞지만, 지역의 재개발 가능성이 남아있는 만큼 CCTV 신규 설치가 `2중 투자`가 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중구청 관계자는 "중구가 타 지자체에 비해 CCTV가 많지 않지만, 1구역의 CCTV는 특히 적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쪽 지역은 재개발이 될 경우 신규 CCTV를 다시 옮겨야 하는 문제가 있다"며 "으능정이 거리에 설치된 CCTV는 도심 재생사업을 통해 설치된 것으로, 순수 민원을 통해 설치된 목척시장의 CCTV와는 성격이 다르다"고 해명했다. 문제는 은행 1구역 일대가 범죄 뿐만 아닌 화재 위험에도 심각하게 노출돼 있다는 점이다.

현재 목척 4길과 목척 5길 일대 200여 m 구간은 1차선으로 도로 폭이 약 1-2m에 불과할 뿐 아니라 상습 주차 차량이 많아 소방차 진입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특히 노후된 건물이 많고 건물 재질 역시 불에 타기 쉬운 나무나 플라스틱 등의 가연성 소재가 많아 화재 발생 시 피해를 더욱 키울 우려가 있다.

하지만 소방본부측은 은행 1구역 일대를 `소방차 진입 불가구역`으로 분류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로와 가깝고 주변에 넓은 길도 있어 소방 호스나 관로를 연결하면 화재 진압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특히 `골목길 소방차`라 불리는 소형 소방차는 1.5-2m의 공간만 있으면 진입 가능하기 때문에 초기 화재 진압에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대전소방본부 관계자는 "도로 폭이 좁긴 하지만 소형차로 중계방수가 가능하고, 거리가 멀더라도 수관을 연장해 화재를 진압할 수 있다"며 "현재 주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통로 확보 훈련, 소방관들의 현장적응훈련을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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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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