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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재산 이야기] 적정기술, 특허로 펼치는 나눔

2015-12-23기사 편집 2015-12-23 05: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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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이 되면서 나눔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최근에는 금전적인 기부뿐 아니라 재능 기부 등 다양한 형태의 나눔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적정기술을 활용한 나눔도 주목받고 있다. 적정기술이란 현지의 재료를 활용할 수 있는 비교적 간단한 기술이면서 그 지역 주민의 의식주와 소득 등 현실적 생계와 직결되는 기술을 의미하는데, 우리가 강점을 지닌 기술력과 경험을 개도국과 나눌 좋은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특허 정보를 이용하면 적은 예산으로도 효과적인 기술개발이 가능하여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점에 착안하여 특허청은 정부기관 최초로 2010년부터 개도국을 대상으로 특허정보를 활용하여 적정기술을 개발하는 '국제 지식재산 나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약 2억 7000만여 건에 이르는 특허문헌을 바탕으로 현지 상황에 맞는 적정기술을 발굴하고 개량하여 보급함으로써, 개도국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도모하고 있다. 과테말라에 보급한 조리용 스토브 등 의식주 관련 기술과 가나의 재래식 양봉 기술을 개선한 채밀기 개발 사업이 대표적이다. 또한 개도국의 우수한 제품에 매력적인 브랜드를 제공함으로써 상품성을 강화해주고 있다.

아무리 좋은 기술이라도 현지 상황에 맞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렵다. 한때 아이들의 놀이를 활용하여 식수 공급을 꾀한 '플레이 펌프(Play Pump)'가 주목받았던 적이 있다. 플레이 펌프는 2000년 세계은행(World Bank)에서 가장 혁신적인 아이디어 중 하나로 선정되었고 빌 클린턴 재단에서 1600만 달러를 기부하기도 하였지만, 현재는 적정기술의 대표적인 실패사례로 언급되고 있다. 그 이유는 플레이 펌프가 아이들이 놀기에는 재미가 없고 식수를 공급하기에 효율도 낮았기 때문이다. 즉, 적정기술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개도국 현지 기술 수준과 환경 등 다양한 요소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

이를 감안하여 특허청은 개도국 현지 특허청을 비롯하여 국제기구 및 NGO 등과의 협력을 통해 적정기술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10년부터 세계지식재산기구(WIPO) 한국신탁기금 사업으로 적정기술 경진대회를 개최하여 수원국이 실제 필요로 하는 적정기술 수요를 발굴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이 그간 국제사회로부터 인정받아 국제기구와의 협력사업으로 확대되었다. 2010년 5월에 WIPO의 개도국 지원사업으로 정식 채택되어 3개 국가에 각 2개씩 총 6개의 적정기술이 개발·보급되었고, 2013년 APEC과 협력하여 진행한 필리핀, 파푸아뉴기니 대상 적정기술 개발 사업은 그 효과성을 인정받아 필리핀, 파푸아 뉴기니 정부와 후속 사업을 진행 중에 있다.

우리나라도 50년 전에는 선진국의 지원을 받던 최빈국이었지만, 이제는 지식재산 강국이자 기여국으로 발전하게 됨으로써 개도국들의 롤모델이 되고 있다. 우리의 지식재산과 기술력으로 개도국 국민의 건강과 생활수준, 나아가 소득수준까지 향상시키는 것은 지식재산 선진국으로 발전한 우리나라가 해야 할 진정한 재능 나눔이다.

권오정 특허청 산업재보호협력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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