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문화 안전의식 개선 ③ 보행자 교통사고

택시운전을 하는 정모(45)씨는 최근 황당한 경험을 했다. 야간에 손님을 태우고 중구 모 지역 도로를 가다 중앙분리선에서 갑자기 사람이 튀어나왔던 것. 다행히 급정거를 하면서 충돌을 피한 정씨는 무단횡단을 하려던 젊은 남성에게 무단횡단에 항의하려고 차 문을 열고 도로로 나왔다. 그러나 무단횡단을 하던 20대 남성은 오히려 정씨에게 욕을 하면서 가버렸다. 정씨는 "운전을 하다 보면 무단횡단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 문제"라며 "가로등이 적은 도로나 맞은편에서 차량이 오게 되면 중앙선에 서 있는 사람이 잘 보이지 않아 위험한데도 무단횡단을 하는 사람들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운전자들을 위협하는 무단횡단 등 보행자 교통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어 보행자들의 안전의식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0일 대전경찰과 도로교통공단 등에 따르면 보행자 교통사고로 해마다 2000여 명의 안타까운 생명이 목숨을 잃고 있다. 지난 2012년 보행자 교통사고는 전국적으로 5만 1044건이 발생했으며 이로 인한 사망자수는 2027명, 부상자는 5만 1693명에 달했다. 2013년의 경우 5만 22건의 사고가 발생해 1982명이 사망했으며 지난해에도 5만 1145건이 발생해 1910명이 목숨을 잃었다. 대전의 경우에도 해마다 수십명의 보행자가 무단횡단 등으로 인해 사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1415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해 62명이 숨지겨 1429명이 다쳤다. 2013년에는 55명의 사망자와 1352명의 부상자가 생겨났으며, 지난해에도 52명의 사망자와 1404명의 부상자가 발생하는 등 보행자 교통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해의 경우 서구에서 456건의 보행자 사고가 발생해 5개 구 가운데 가장 많은 보행자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으며 중구가 293건, 동구 279건, 유성구 190건, 대덕구 183건 등이다. 올해 11월 말 현재 보행자 교통사고로 숨진 사망자는 33명으로 예년에 비해 대폭 감소한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문제는 사망자가 감소하고는 있지만 여전히 보행자들의 무단횡단 등 교통법규에 대한 인식 자체가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5월 대전 동구 비래동의 한 도로에서는 80대 노인이 밤길에 무단횡단을 하다 운전자가 미쳐 발견하지 못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앞서 지난 3월에도 저녁 시간대에 대덕구 신탄진 모 도로에서 70대 노인이 무단횡단을 하다 차량에 치어 숨졌으며 유성구 모 아파트 앞 교차로에서는 20대 여성이 길을 건너다 승용차에 치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을 거두는 등 보행자 교통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보행자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선 운전자들의 각별한 안전운전과 더불어 무단횡단 등을 하지 않는 습관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도로교통공단 관계자는 "보행자는 횡단보도를 통행하기보단 자신의 현 위치에서 횡단하려고 하는 특성이 있고 도로로 갑자기 뛰어들기도 해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횡단보도 등 교통법규에 맞는 행동을 하는 보행자들의 인식개선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인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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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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