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문화 안전의식 개선 ② 출근길 음주운전

평소 음주를 즐겨하는 회사원 김모씨(40)는 얼마 전 출근길에 당혹스러운 일을 경험했다. 숙면을 취했고 평소에도 전날 음주 후 다음날 운전을 해도 별다른 사고가 나지 않았지만 이날은 상황이 달랐다. 교통사고가 아닌 경찰의 출근길 음주단속이 전격 시행돼 현장에서 음주운전 단속에 걸려버린 것이다.

김씨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면허정치 수치에 해당하는 0.07%. 김씨는 전날 먹은 술 때문에 단속을 당했다는 점이 다소 억울해 경찰에 당시 상황을 설명하며 하소연했지만 이미 전산화된 알코올 농도 수치는 변하지 않았다.

김 씨는 "평소 전날 술을 먹고 운전해도 운전에 지장에 없었고 사고가 나지 않아 습관적으로 출근 시 자동차를 몰았다"며 "술 먹기 전과 몸 상태가 같아 단속에 걸리지 않을 거라고 기대했지만 면허정지 수준의 알코올 수치를 보고 깜짝 놀랐다. 앞으로 절대 출근길 음주운전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출근 시간 음주운전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는 새벽·출근시간 음주운전은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이에 대한 철저한 단속과 지도가 요구된다.

지역에서도 새벽 음주운전이 기승을 부리며 안타까운 생명을 빼앗아가고 있다. 지난 5일 새벽 3시 30분쯤 A씨 등 일행이 탄 화물차가 우측 가드레일 부근에 좌전도 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화물차에 타고 있던 B씨 등 일행이 화물차 밖으로 빠져나왔지만 10분 후 이곳을 지나던 C씨의 차량이 B씨 등 2명을 충격해 숨졌다. 이날 사고의 원인은 음주 때문인 것으로 경찰조사 결과 밝혀졌다. 사고 당시 A씨와 C씨는 면허정지 수치의 음주 상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새벽 시간과 출근길 음주운전사례가 잇따라 적발되면서 경찰 적발 건수도 끊이지 않고 있다. 대전경찰청에 따르면 새벽·출근시간 등 오전시간 대 음주운전 적발 건수는 2013년 297건이 적발됐으며 지난해에는 303건이 경찰에 단속됐다. 올해에는 현재까지 238건이 적발되는 등 오전시간 대 음주운전행위는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

경찰청은 지난 2012년부터 몸무게, 성별에 따라 술이 깨는 시간을 공식 홈페이지 `폴인러브`에 게재 중이다. 알코올도수 19도의 소주 1병을 마신 체중 70㎏ 남성이 술이 깨는 데 걸리는 시간은 4시간 6분으로 계산된다. 같은 조건의 여성이 술이 깨는 데 걸리는 시간은 5시간 9분으로 1시간 가량의 차이가 나 유의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생맥주 2000㏄를 마신 체중 70㎏ 남성은 술이 깨는 데 5시간 22분이 걸리며, 같은 조건의 여성의 경우 6시간이 넘어야 술이 깬다고 조언한다.

손해보험협회 관계자는 "음주교통사고가 12월에 가장 많이 발생하고 시간대는 밤 10시부터 오전 2시 사이에 집중되고 있다"며 "최근에는 야간은 물론 새벽시간대에도 음주운전행위가 발생하고 있어 이를 근절할 수 있는 많은 대안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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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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