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수 기자가 찾은 맛집 - 41 대전 갈마동 갈랭-석갈비·냉면

각종 방송에서 요리프로그램이 인기를 끌면서 남자셰프들이 대세다. 남자가 부엌에 들어가는 것을 금기시했던 게 오래전의 일도 아닌데 이제는 앞치마를 두른 남자요리사의 매력에 푹 빠졌다. 대전 갈마동 경성큰마을 아파트 맞은편 식당가에 위치한 갈랭(대표 임현승)도 30대 중반의 남자 셰프들이 뛰어난 손맛으로 식객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 이 집의 주 메뉴는 갈비와 냉면. 특히 대표 메뉴인 석갈비는 내로라하는 석갈비 전문점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는 맛이다.

뜨거운 돌판에 나오는 석갈비는 세련됐다. 고기만 풍성하게 올려진 게 아니라 색깔과 모양새까지 신경을 썼다. 양파와 마늘이 맨 아래에 깔리고 그 위에 진한 갈색빛이 도는 깍둑썰기 쇠갈비가 쌓이고, 고명으로 파슬리, 부추, 팽이버섯이 올라와 있다. 그리고 구운 파인애플로 꾸밈새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일반적으로 쇠고기는 엇썰기를 한다. 하지만 이 집 석갈비는 깍둑썰기이다. 왜 그럴까. 한 입 먹어보면 그 이유를 금방 알 수 있다. 육즙이 고기 안에 차 있어 고기를 씹었을 때 퍽퍽한 느낌이 없다. 또한 고기의 질감이 매우 부드럽고 기름기가 적당히 붙어 있어 고소한 맛이 강하다. 숯불향이 배어 있어서 쇠고기 특유의 누린내도 나지 않는다. 고기를 삼켰을 때 끝맛에 약간 달착지근한 맛이 전해진다.

이 집은 호주산 늑간살 만을 사용한다. 누린내를 잡기 위해 과일과 채소를 듬뿍 넣는다. 감초, 통후추, 통마늘, 대파, 양파 등을 넣어 1시간 동안 팔팔 끓인 기본육수에 배, 키위 등 과일을 곱게 갈아 넣고 간장으로 간을 맞춘 뒤 깍둑썰기한 쇠고기를 넣어 이틀동안 냉장보관을 한다. 이틀간의 숙성과정을 거치면서 누린내는 자연스럽게 제거된다.

이 집의 또다른 대표메뉴인 함흥냉면은 풍미가 깊다. 30대 한식요리사가 만든 음식이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내공이 있다. 면발은 마치 고무줄처럼 탄력이 있다. 100% 고구마전분을 뜨거운 물에 익반죽해 쉴새 없이 치댄 뒤 즉석에서 면을 뽑아낸 만큼 면발이 쫄깃하다.

물냉면 육수는 쇠고기 양지를 끓인 고기육수와 소금으로만 간을 한 동치미를 6대4 비율로 섞는데 감칠맛과 깔끔함의 조화가 좋다. 비빔냉면이나 회냉면 역시 양념장 맛이 칼칼하면서도 깔끔하다. 비빔냉면 양념장의 경우 새콤달콤한 맛을 내기 위해 식초와 설탕을 넣은 뒤 파인애플, 키위, 사과, 배, 양파, 대파, 무를 갈아 고춧가루에 버무린 뒤 일주일 정도 숙성과정을 거친다.

주소: 대전시 서구 갈마중로 38번길 6(갈마동 345-12)

전화번호: 042(523)8202

메뉴: 갈랭석갈비 9500원(160g), 매운돼지숯불불고기 6500원(250g), 물냉면·비빔냉면 각 7000원

영업시간: 오전11시30분-자정(연중무휴)

테이블: 4인용 12개. 60명 수용 가능한 연회석 있음.

주차장: 5대 주차 가능한 전용주차장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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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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