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세환 청소년 라이프 디자인센터대표.
윤세환 청소년 라이프 디자인센터대표.
디자인(design)하면 일반적으로 스케치, 문양, 도안 등과 같은 예술분야를 떠올린다. 그러나 디자인에는 설계, 계획, 기획 등과 같은 기술적인 의미도 있다. 일반적으로 디자인이나 디자이너라 하면 예술 쪽으로만 치우친 생각을 흔히 가지고 있다. 이로 인하여 이해에 혼란이 일어남에도 말이다. 텍스타일 디자이너(textile designer)라는 말도 그런 용어 중의 하나이다. 우리말로는 섬유디자이너, 직물디자이너, 원단디자이너, 섬유패션디자이너 등으로 불리는데 옷감을 만드는 천에 무늬를 디자인하는 사람이라는 것이 가장 일반적인 생각이다. 물론 이것도 텍스타일디자이너가 하는 일 중의 하나이다. 하지만 텍스타일디자이너는 이 일보다는 섬유를 만드는 일에 관여하는 전문 기술자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섬유의 올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부터 어떤 소재의 섬유로 직조하여 어떤 느낌을 지니는 옷감을 만들 것인가를 고민하는 일이 텍스타일디자이너에게는 더 중요한 업무라고 하겠다. 그래서 텍스타일디자이너는 우리가 상식적으로 생각하는 옷감의 직조 문양, 프린트 무늬 및 자수를 디자인하는 일 이외에 실 자체의 색상이나 굵기, 소재의 구성비에 따르는 질감 등을 기획하는 일, 다양한 소재와 색상으로 만들어진 실을 가지고 직조함으로써 특별한 느낌을 주는 천을 디자인 하는 일 등을 하는데 옷감의 무늬를 디자인하는 일은 주로 초보자들이 한다고 한다. 그만큼 텍스타일디자이너는 패션이나 패브릭 아트의 주요 소재로 사용되는 직물 자체의 심미성이나 기능성을 기술적으로 구현해내는 예술적 기술자라고 하겠다. 그래서 텍스타일디자이너는 패션디자이너보다 유행의 트렌드를 더 빨리 예견하여 그에 맞는 직물을 만들어 내놓아야지 패션디자이너가 그러한 직물을 이용하여 자신의 창의성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4만5000개 이상의 섬유패션산업체가 있으며 여기에서 일하는 사람은 30만 명을 넘는다. 그리고 2014년 한 해 동안의 의류 판매액은 51조 6000억 원 이상이고 섬유 수출액은 5700억 달러가 넘었다. 이처럼 섬유패션산업의 규모가 크지만 88% 이상이 10명 미만의 영세업체라서 텍스타일디자이너를 별도로 고용하고 있는 경우는 그다지 많지 않다. 또한 텍스타일디자이너로 일하는 경우에도 전문 자격을 갖춘 경우보다는 업무 분장 차원에서 일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그 중요성에 비하여 아직 이에 대한 국가자격제도가 제대로 정립되어 있지 않고 단지 `섬유디자인산업기사`가 있을 뿐이다. 전문대학 이상에서 디자인, 패션디자인, 섬유디자인과 관련한 공부를 한 사람이 응시할 수 있는데 필기와 실기 시험을 거쳐 매년 20명 전후의 합격자를 배출하고 있다. 2013년에 19명, 2014년에 16명이 최종 합격했는데 1995년 처음 실시된 이래로 지금까지 729명이 합격했다. 합격자가 적은 것은 이에 대한 인지도가 낮아 응시자 수가 적기 때문이니 어려워할 이유는 없다. 오늘날 섬유 수출에 있어 디자인은 주요 구매 요건이기에 텍스타일디자인에 대한 전문성 향상과 자격 제도의 정비가 시급하다고 하겠다. 현재 이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의 평균 연봉은 3500만-4000만 원 정도 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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