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럼통에 담겨 천장까지 차곡차곡 쌓여 엄격한 인수검사후 동굴처분장에 이송

경주 방폐장의 인수저장시설 내에 방폐물과 이를 이송하기 위한 컨테이너가 검사를 기다리며 쌓여있다.  사진=KINS 제공
경주 방폐장의 인수저장시설 내에 방폐물과 이를 이송하기 위한 컨테이너가 검사를 기다리며 쌓여있다. 사진=KINS 제공
"대전에서 이송된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은 이곳에서 처분을 앞두고 규제기관 검사를 받습니다. 들어가선 안 될 것이 섞이지는 않았는지, 용량보다 덜 채워져서 보내진 것은 아닌지 여러 가지 확인을 거친 후에 처분이 적합하다는 결과를 받으면 폐기를 위한 동굴로 옮겨지게 될 겁니다."

KINS(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월성주재검사팀 조호현 박사는 방사성폐기물 드럼을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 올해 대전 지역에서 이송된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이 어떤 절차를 통해 관리되는지 확인하기 위해 경주 방사성폐기물처분장을 직접 찾았다. 옷과 신발을 갈아입고, 안전모에 방사선량 측정기까지 부착하고 나서야 방폐물 처분 1단계라고 할 수 있는 인수저장시설에 들어설 수 있었다. 농구경기장 보다 좀 더 큰 공간 안에는 파란색 컨테이너박스가 쌓여있었다. 공기 정화를 위한 공조시스템 소리가 윙윙 거렸다. 혹시나 있을 수 있는 환경방사능을 제거하기 위해 계속 환기를 한다고 했다. 컨테이너 박스 안에는 방폐물이 담긴 노란색 드럼이 8개씩 들었다. 옆에는 가장 최근 대전에서 이송된 드럼이 천장에 닿도록 쌓여서 검사를 기다리고 있었다.

오행엽 인수검사팀장은 "이렇게 도착한 방폐물은 처분시설에서 진행되는 인수검사와 규제기관의 처분검사를 위해 발생 지역별로 보관된다"며 "32드럼을 1세트로 보고 이 한 세트 마다 드럼 2개를 랜덤으로 검사한다"고 말했다. 이번에는 옷을 갈아입고 폐기물의 최종 처분장소인 동굴처분장으로 발길을 옮겼다. 차를 타고 지하로 한참 내려가자 해수면보다 80 m 낮은 위치의 동굴처분장이 나타났다. 또 특수복장을 하고나서야 높이 50 m 규모의 거대한 사일로 윗부분을 볼 수 있었다. 높이 50 m 규모의 원통형 구조물(사일로·Silo) 6개가 두 개씩 세 줄로 자리 잡고 있었다. 오른쪽부터 1번, 맨 마지막 6번까지 번호가 붙어있다. 입구에는 방폐물을 옮기는 버스가 멈추는 위치가 표시되어 있고 그 위에는 사일로까지 움직일 수 있는 크레인이 있다. 크레인이 사일로 바닥으로 방폐물을 옮긴다. 사일로 벽은 1.6 m 정도로 두꺼웠다. 가까이 갈 수 없어서 바닥을 직접 볼 수 없고 카메라가 사일로 바닥에 쌓인 방폐물 드럼을 보여주고 있었다. 동굴처분장을 나와 겉옷 주머니 속에 있던 방사선량 측정기의 수치는 아무 변화가 없었다.

조호현 박사는 "방폐물은 발생지별로 정해진 위치에 처분되며 10만 드럼까지 수용한 다음 이 동굴처분장를 폐쇄하는 순서를 밟게 될 것"이라며 "KINS는 그때까지 전 폐기 과정이 규정에 맞게 이뤄지고 있는지 현장에 상주하며 점검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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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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