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옳은 것 같지만 아니다`라는 뜻으로, `겉으로는 비슷하나 속은 완전히 다름`을 비유한다. 또 사이비(似而非)라고도 하며, `맹자(孟子)`의 `진심(盡心)하편`에서 유래했다.

`만장(萬章)`이 `맹자(孟子)`에게 물었다. "마을 사람들이 모두 좋은 사람이라고 말하고, 그도 어디에서든지 좋은 사람처럼 행동한다. 그런데 `공자`께서는 그를 덕을 해치는 놈이라고 하시는데, 그 이유가 뭔가요?" `맹자`가 답했다. "그들은 그르다고 하려고 해도 지적할 것이 없고, 비난하려고 해도 비난할 것이 없다. 그들은 세속에 동조하고 더러운 세상과 어울린다. 처신함이 충직하여 신의가 있는 것 같고, 행동함이 청렴한 것 같다. 그래서 여러 사람들이 그들을 좋아하고 그들 스스로도 자신이 옳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들과 더불어 요순(堯舜)의 도(道)에 이를 수 없다. 그래서 `공자`께서 덕을 해치는 놈이라고 말씀하셨다. `공자`께서 `나는 사이비를 싫어한다(惡似而非者). 또 아첨하는 것을 싫어하는데, 그것은 정의를 혼란스럽게 만들까 걱정해서다. 말을 잘하는 것을 싫어하는데, 그것은 믿음을 혼란스럽게 만들까 걱정돼서다.

또 마을에 사는 위선적인 사람을 싫어하는데, 그것은 덕을 해칠까 걱정해서다`라고 말씀하셨다. 군자는 `상도(常道)`로 돌아갈 따름이다. `상도`가 바르게 되면 서민이 흥하게 되고, 서민이 흥하면 사악한 생각이 사라지게 된다."

실상을 왜곡해 현실을 비트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최근 경기도 파주시가 임진강 준설 사업에 대해 주민들이 찬성 탄원서를 냈다고 홍보했는데, 서명자 300명 중 9건이 각각 다른 글씨로 중복 게재된 것으로 나타난 게 그 중 하나다. 심지어 3년 전 사망자와 시민대책위원들의 명단은 있는데, 정작 서명운동을 벌였다는 `임진강준설사업추진위원회` 위원장은 없었다니 어이가 없다. 사이비도 이런 사이비가 없다. 사이비가 판치는 세상인 데 이런 사이비 앞에 꼼짝 못하는 세상에 산다는 게 오싹할 따름이다. 충남대 국제화사업단 부장·중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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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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