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수 기자가 찾은 맛집 - 40 대전 태평오거리 꽃피는 봄이오면-닭개장

차를 타고 대전 태평오거리를 지나는데 닭개장이라는 입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대전에서 닭개장 맛집으로 소문난 여러 집을 다녔지만 내 입맛에 "참 잘하네"라는 느낌을 받은 곳은 없었다.

닭개장은 닭 특유의 구수한 육수 맛이 중요한데 대부분의 닭개장 전문점들은 양념맛이 강하게 올라와 닭개장인 지 육개장인 지 구분이 되지 않았다. 닭개장 맛집에 대한 기대감을 잔뜩 안고 `꽃피는 봄이오면(대표 이명자)`이라는 산뜻한 이름의 가게 안으로 들어가니 개업한 지 1개월 정도 밖에 되지 않는 그야말로 새내기 음식점이었다. 평생 닭을 다루는 일을 해왔다는 주인아주머니는 닭요리만큼은 자신 있다고 했다. 닭개장(특)을 주문하니 10분 후에 커다란 스테인리스 그릇에 닭개장이 나왔다. 송송 썬 대파가 올려진 먹음직스러운 빨간색 국물의 닭개장이었다. 내용물이 얼마나 충실한 지 젓가락으로 닭개장을 한 번 휘휘 저어보니 손으로 찢은 닭고기도 꽤 많이 들어있고, 고사리나물, 양파, 대파, 숙주나물까지 넉넉했다. 뜨거운 국물을 호호 불며 입안에 떠넣었더니 닭의 묵직한 감칠맛이 쑥 올라왔다. 내가 찾던 닭개장 맛이었다.

깔끔한 맛보다는 닭의 풍미가 그대로 느껴지는 묵직한 맛의 닭개장이었다. 마치 키친스톡을 넣은 듯 육수에서 닭의 맛이 강하게 느껴졌다. 국물도 걸쭉했다.

주인에게 진한 육수 맛의 비결을 물으니 닭뼈와 토종암탉의 합작품이란다. 닭개장은 오랫동안 끓일수록 감칠맛이 깊어지기 때문에 대부분의 닭개장 전문점들이 노계를 쓰는데 이 집은 토종닭만을 고집한다. 구수한 육수 맛을 내는 데는 토종닭을 따라올 게 없기 때문이다. 토종닭과 함께 들어가는 재료는 닭뼈이다. 대전 중앙시장에서 매일 가져오는 닭뼈를 끓는 물에 살짝 데쳐 핏물과 잡냄새를 제거한 뒤 미리 손질해 놓은 토종닭과 함께 센불에 25분정도 삶는다.

삶는 시간을 길게 하지 않는 주된 이유는 닭고기의 씹히는 식감을 살리기 위해서이다. 이 집은 매운 앙념장을 육수에 그대로 풀지 않고 고사리에 버무려 1시간정도 숙성을 시킨 뒤 육수에 넣는다. 고시리 특유의 냄새도 잡으면서 닭개장의 깊은 맛을 내기 위함이다.

이 집 닭국물은 매콤하다. 고춧가루, 마늘, 파, 양파, 생강 등 갖은 양념을 아끼지 않고 듬뿍 넣는다. 닭고기 특유의 비린내를 잡기 위해서 잘게 찢은 닭고기를 양파즙에 버무린다. 이 집 닭개장에는 특이하게도 닭 껍질이 들어간다. 기름기가 완전 제거된 닭껍질을 넣었을 때 닭개장의 풍미가 한껏 더 깊어지기 때문이란다.

△주소: 대전시 중구 동서대로 1203-2

△전화번호: 042(526)4568

△메뉴: 닭개장 5000원, 닭개장(특) 6000원, 닭개장전골(대)1만8000원.닭볶음탕 3만5000원.

△영입시간: 오전10시-오후10시(일요일 휴업)

△테이블 수: 4인용 10개

△주차장: 오전11시30분-오후1시30분 도로주차 가능. 가게 뒤에 있는 공영주차장 이용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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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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