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세환 청소년 라이프 디자인센터대표.
윤세환 청소년 라이프 디자인센터대표.
가구는 옛날부터 사람들의 생활 속에서 도구로 또는 장식품으로 자리해 왔다. 비록 그 출발은 실용적 차원이었다 하더라도 가구는 그 자체가 하나의 예술품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옛날부터 가구 만드는 일을 공예로 간주하였으며 장인 역시 예술가로 대우했다. 말하자면 산업이면서 예술이었던 것이다. 오늘날에도 가구 디자인은 산업 디자인 중의 제품 디자인에 속한다. 그런데 다른 디자인과 달리 가구 디자인은 디자인 업무와 제작 업무가 잘 구분되지 않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즉 가구를 제작하는 사람들은 가구 디자인을 기본적으로 다하며, 디자인을 하는 사람은 가구를 직접 제작하곤 한다. 그래서 최근까지 가구를 만드는 사람이 가구를 직접 디자인하여 만들었지 특별히 가구 디자이너라는 별도의 직업이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자격증도 `가구제작기능사(국가기술자격증)`이라든지 `가구설계제도사(공인민간자격증)`와 같은 것뿐이고 `가구 디자이너` 같은 것은 없는 것이다.

하지만 시대적 흐름에 따라 현대 가구업계에는 전통적 콘셉트로 가구를 제작하는 사람들과 현대적 감각의 디자인 가구를 제작하는 사람들이 함께 일하고 있다. 이들은 생활, 주방, 의료, 사무 등등과 같은 용도에 따라 각종 가구를 제작하는데 우리나라 전체 총 7393개의 가구제조업체에 약 5만9700명이 종사하고 있다. 그런데 이 중의 55% 이상의 업체가 4명 이하의 영세가구업체이고 100여명 이상의 직원을 가진 업체는 10여 군데도 안 된다. 이는 가구 제작이라는 일의 특성 때문이기도 하기에 종사자 수가 적다는 것은 크게 염려할 일이 아니다. 무엇보다 가구는 사용하는 사람의 마음에 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기계로 대량 생산하는 것보다는 소비자의 다양한 기호와 취향에 맞추어 만들어야 한다. 그러다보니 소량 다품종 생산이 되어 기계화보다는 장인의 솜씨에 의존하는 것이 자연스럽게 된 것이다. 또한 가구 제작공정을 보면 여러 명이 일을 나누어 분업하는 것보다 한 사람이 만드는 것이 더 수월하고 이미지를 다듬기가 용이하다. 그래서 가구산업은 고부가가치산업이라는 특성도 가지고 있다. 바로 디자인을 얼마나 잘 하느냐에 따라 같은 재료비에도 불구하고 판매가격은 천차만별로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모름지기 어느 산업이나 디자인이 중요하기는 마찬가지이지만 소규모로 손쉽게 자신의 예술적 능력을 발휘하여 가치 있는 상품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은 아마 가구산업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런 이유로 가구업계에는 큰 기업이 없다. 하지만 작은 기업이라도 벌어들이는 수입은 결코 작다고 할 수 없다. 우리나라 가구시장의 전체 규모는 자그마치 연 8-10조 원이 된다고 하니 말이다. 현재 가구디자인을 전문적으로 교육하는 대학은 많지 않다. 몇몇 2~3년제 전문대학에서 가구 디자인학과를 개설하고 있는데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본다. 현재 가구 디자이너로 일하는 사람들은 연 평균 3400만원에서 4000만원도 정도 번다고 한다. 누구든지 관심만 있다면 일정한 준비를 거쳐 별도의 자격증 없이도 도전해 볼 수 있는 직업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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