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뷰 프란시스 로렌스 감독 헝거게임 더 파이널

지난 2012년 개봉한 `판엠의 불꽃`을 시작으로 국내외 영화팬들 주목을 받은 `헝거 게임` 시리즈의 대미를 장식할 4번째 작품 `헝거게임: 더 파이널`이 지난달 말 공개됐다. 동명의 원작소설을 스크린으로 옮긴 헝거게임 시리즈는 미래 북아메리카 대륙에 세워진 가상의 국가 `판엠`을 무대로 펼쳐지는 이야기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판엠은 수도인 `캐피톨`이 주변의 13개 구역을 식민지로 삼아 가혹한 수탈을 이어온 독재국가다. 압제에 반발한 주변 13개 구역은 반군을 조직해 맞서지만 내전은 결국 캐피톨의 승리로 마무리된다. 끝까지 치열하게 저항하던 13구역을 초토화시키는 것으로 본보기를 보인 캐피톨은 이후 매년 각 구역에서 남녀 1명씩 총 24명이 출전해 단 한 명이 살아남을 때까지 서로가 서로를 죽이는 잔인한 경기 `헝거게임`을 실시한다. 실시간으로 생중계되는 잔인한 경기를 통해 각 구역들이 서로를 적대시하도록 하는 동시에 캐피톨의 힘을 과시하기 위한 장치다.

영화 `헝거게임`의 이야기는 반란군 진압 이후 74년이 흐른 제74회 헝거게임을 앞두고 시작된다. 12구역의 조공인이었던 캣니스 애버딘(제니퍼 로렌스)와 피타 맬라크(조쉬 허처슨)는 최후의 1인만 살아남아야 한다는 게임의 룰을 깨고 동반 우승이라는 이변을 만들어낸다. 덕분에 캣니스는 캐피톨에 대한 12개 구역의 저항을 상징하는 아이콘으로 떠올랐고, 이어지는 또 한번의 헝거게임을 거치며 진정한 자유를 꿈꾸는 반란군의 일원으로 각성해 나간다.

시리즈가 마지막을 향해 갈수록 캣니스를 향한 캐피톨의 독재자 스노우 대통령(도날드 서덜랜드)의 공격은 더욱 거세지고 캣니스의 분노는 마침내 폭발한다. 독재자의 폭주를 멈추고 모든 것을 끝낼 수 있는 사람이 바로 자신임을 깨달은 캣니스는 13구역 군단에 합류하고, 철저한 준비 끝에 최정예 요원들과 함께 캐피톨 입성에 성공한다.

하지만 스노우 대통령이 설치한 함정들로 인해 목숨을 위협받는 위험한 상황에 처하게 되고, 희생된 동료들을 뒤로한 채 가까스로 스노우 대통령과의 대결을 앞둔 캣니스는 또 다른 충격적인 사건을 마주하게 된다.

동생을 대신해 헝거 게임에 참여했던 소녀 캣니스가 마침내 판엠의 지배자 스노우 대통령과의 일전을 마무리한다. 시리즈 내내 힘겹고 처절한 사투를 펼친 캣니스의 고난도 드디어 종착역에 다다른 것이다. 기나긴 여정을 거친 만큼 주인공인 캣니스는 물론 피타, 게일, 스노우 대통령 등 많은 등장인물들의 캐릭터가 전편과 두드러지게 변했다.

가장 큰 변화는 역시 주인공인 캣니스다. 나약한 소녀에서 반군을 이끄는 영웅을 거쳐, 모두를 위해 독재자를 무너뜨리기로 결심한 날카롭고 치열한 리더로 탈바꿈 했다. 캣니스는 자신의 주변을 넘어 더 큰 세상을 보기 시작했고, 자신의 이익이 아닌 모두의 미래를 위해 마지막 대결을 준비한다.

캣니스의 남자친구에서 판엠의 가장 강력한 전사가 되어 돌아온 게일은 반군의 중요 인물로 성장했다. 그리고 전편의 말미에서 스노우 대통령의 세뇌공작에 의해 캣니스를 공격했던 피타는 자신의 본래 모습을 찾기 위한 고독한 싸움을 펼친다. 또한 캣니스와의 전쟁을 끝내려는 스노우 대통령의 복잡한 감정선은 물론 이들의 마지막 대결을 지켜보는 코인 대통령(줄리안 무어)의 행보 역시 눈길을 끈다.

하지만 헝거게임 시리즈를 대표하는 처절하면서도 화려한 액션의 강도는 이전 작품들에 비해 떨어지는 느낌이다. 또한 전형적인 서사 구조에 따라 전개되는 스토리는 관객들이 결말을 사전에 예상할 수 있어 긴장감을 떨어뜨리는 주 원인이 된다. 이 때문에 영화의 초반은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캣니스와 동료들이 본격적으로 캐피톨에 입성하는 중반 이후부터는 영화의 템포가 빨라지기 시작한다.

헝거 게임에서 살아남았던 최정예 요원들은 도시 곳곳에 설치된 함정에 직면할 때마다 각자의 매력을 뽐내기 시작한다. 특히 좁은 하수도 터널에서 펼치는 돌연변이 괴물인 리자드 머트와의 대결은 액션의 긴장감을 최고조까지 끌어올린다. 오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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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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