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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칼럼] 조선왕릉의 세계유산적 가치와 현대적 활용

2015-12-04기사 편집 2015-12-04 05: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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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정신·인간스토리 재구성 살아있는 무형유산 콘텐츠화 국가브랜드 향상 소중한 자원

올해로 조선왕릉 40기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지 6주년이 되었다. 그동안 조선왕릉이 세계적 유산이 되면서 국민적 자긍심과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계기가 되었음은 물론이다. 서울지역에 8기, 경기도 일원에 32기가 18개 지역으로 나누어 분포되어 있는데 연속유산으로서 위용이 돋보인다 하겠다. 조선왕릉은 조상을 기리는 한국의 효 사상의 상징이고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다는 유교사상을 기반으로 한 정통성의 표상이다. 풍수적 전통에 기인한 독특한 건축 및 자연과 어우러지는 경이로운 조경이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 기준인 완전성과 진정성의 충분한 조건을 갖추었다. 한편 지금까지 이어져 행해지고 있는 제례의식 등 무형의 유산을 통해 역사적 전통이 지속적으로 이어져 오고 있는 점이 높게 평가 받았다.

조선왕릉의 특성은 첫째, 유교와 동양 전통사상의 조화 속에서 발전해 온 역사적, 정신적 유산이라는 점이다. 조선왕릉은 당대 최고의 예술과 기술을 집약하여 조성되었으며 그 조형방식에서 역사적 변화를 담고 있는 귀중한 유산이다. 둘째, 자연 친화적인 독특한 장묘 전통이 보존되어 있다. 조선왕릉은 타 유교문화권 왕릉과는 다른 조선왕조 특유의 세계관, 종교관 및 자연관에 의해 자연친화적인 독특한 장묘문화와 전통을 갖고 있다. 셋째, 인류역사의 중요한 단계를 잘 보여주는 능원조성과 기록문화의 보고이다. 500년 이상 지속하여 만들어진 조선왕릉을 통해 당대의 시대정신과 통치자의 리더십, 문화의식, 예술관을 압축적으로 살펴 볼 수 있으며, 조선왕릉과 관련된 여러 기록 문헌들을 통해서 당시의 역사적 상황, 기술과 사상 등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넷째, 조상숭배의 전통이 이어지고 있는 살아있는 유산이다. 조선왕릉 제례문화는 조상숭배사상에 기인하며 한국만의 고유한 문화적 전통을 형성하여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음에 큰 의의를 가진다 하겠다. 다섯째, 자연과 인간의 조화, 하늘과 땅의 조화, 이상과 현실의 조화 그리고 과거와 현재, 미래를 이어주는 시대를 뛰어넘는 공존의 조화를 통해 역사적 교훈과 시대정신의 숭고함을 느끼게 한다. 이를 법고창신의 정신을 바탕으로 현대적 가치로 재창조하여 국민들이 즐겨 찾아가는 역사문화의 중심공간으로 만드는 데 정성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이제 조선왕릉을 좀 더 친근하게 국민들에게, 세계인들에게 다가가기 위해서는 그 속에 내재된 시대정신과 인간스토리를 발굴하여 재미있고 유익하게 다양한 이야기로 풀어내어 살아있는 문화유산으로 재구성해야 한다. 왕릉에 계신 주인공들은 그 시절 최고의 리더였다. 청소년들에게 리더십의 체험 학습장으로 활용하여 미래를 향한 교훈과 지혜를 얻을 수 있게 하여야 한다. 유형적 측면뿐 아니라 사상, 정신, 의례 무형유산 등의 관점에서도 중요하다. 500년 이상을 조선 왕조가 유지되고 재위한 모든 왕과 왕비의 능이 완전히 남아 있는 사례는 세계적으로 조선왕릉이 유일하다.

주인공이 묻혀 있는 능침공간은 주변 산세와 지형에 따라 단릉, 쌍릉, 합장릉, 삼연릉, 동원이강릉, 동원상하릉 등 다양한 방식으로 조성 되었으나 대부분은 양 옆과 뒤 쪽의 삼면으로 곡장을 두르고 봉분 둘레에는 봉분을 수호하는 각 두 쌍의 석호, 석양을 배치하는 것을 기본으로 삼았다. 이외에도 문인석, 무인석, 정자각 등 아주 절제되고 품격 있는 구조물들이 설치되어 있다. 특히 왕릉에 들어서면 홍살문을 지나 참배하는 모습으로 일렬로 늘어 서있는 소나무들의 모습을 보면 저절로 머리가 숙여진다. 나무도 왜 그 자리에 서 있는지를 알고 열심히 자기 위치를 지키고 있는 것이다. 또한 능기신제를 일반에 널리 알려 충효사상의 근본으로 가꾸어 점점 메말라 가는 나라사랑·효사상을 일깨워 주는 교육 프로그램으로 구성할 수 있다. 유교의 정신사적 이상을 현대화, 세계화하는 문화콘텐츠로 개발하여 국가브랜드를 높이는데 기여해야 할 것이다.

이배용 한국학중앙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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