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한 한국지질자원연구원장.
김규한 한국지질자원연구원장.
지금 충남 보령을 중심으로 중부권에서는 아직도 가뭄으로 인한 물 부족 현상이 사회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폐광산 갱내수 활용 방안까지 검토되고 있다. 충남지역 38개 시군이 자율급수에서 강제 급수를 고려하고 있다. 때문에 금강 물을 21㎞ 떨어진 저수율 19.8%인 보령 댐까지 가져오는 625억원 예산 도수로 공사가 시작되었다.

물 부족으로 고통당하는 지역주민을 위해 이 도수로를 통해 금강 물을 하루 11만 5000t을 보령 댐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전국 9개 주요 다목적댐도 저수율이 주의단계로 분류되고 있어 내년 3월 봄 가뭄이 크게 걱정된다. 겨울 강수량으론 턱없이 부족하다. 미래학자 자크 아탈리도 미래의 물결이라는 저서에서 석유분쟁처럼 식수부족으로 인한 심각한 수자원 국제 분쟁을 예고하고 있다.

예나 지금이나 자연현상은 예측이 어려운 점이 많지만 우리 인류는 늘 지혜롭게 대처해왔다. 산업혁명 이전에는 지구상에 물은 4년을 주기로 물의 순환 과정에서 대기권 수권 생물권에 물이 자발적인 평형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인간이 산업화, 도시화, 화석연료 사용 급증 등 인위적 환경변화로 물의 순환 과정의 자발적 평형이 깨져 지역 간에 불규칙하고 지리적 강수량 편차가 더욱 심해져 예측이 어려워졌다.

지구상의 물은 총14억㎞³이며 그 중 97.5%가 해수다. 나머지 2,5% 담수도 70%가 남북극 빙하로 우리가 실제 사용할 수 있는 담수는 10만㎞³로 지구 물 전량의 0.008%에 지나지 않는다. 그나마도 인위적인 오염으로 사용가능 량은 더욱 제한된다. 기상 이변, 지구온난화와 엘니뇨 현상으로 강우 기단의 발생 및 이동에 큰 변화가 생겨 심한 지리적 강수량 편차로 비교적 좁은 면적의 한반도에도 지역적 물 부족 현상이 발생하고 만성 가뭄을 격고 있다.

지금 세계인구의 1/5이 물 부족을 격고 있다. 이미 우리나라도 물 부족 국가로 접어들고 있다. 우리나라의 연간 강수량은 평균 1300㎜이며 일본은 1714㎜로 세계평균715㎜ 보다는 높다. 그러나 이중 약 1/3은 대기로 증발하고 대부분 지표수로 바다로 흘러 들어가 취수 가능 담수는 고작 20% 미만이다.

우리나라 사람은 하루 395ℓ의 물을 사용하여 강수량이 우리보다 많은 일본(330ℓ)보다 더 많은 물을 사용하고 있다. 산업화, 인구증가, 생활수준 향상 등으로 농업용수, 공업용수, 생활용수 등 물 사용량은 계속 급증하고 있다.

물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 장기적 대책 수립이 요구된다. 지천의 소규모 댐 추가 건설 확대, 지하 물 저장소 건설, 지하수 보존 및 관리로 육지의 담수의 절대 저수량을 확보해야 한다. 특히 농업용수, 공업용수, 생활용수용 지하수 관정 관리로 지하수원 오염 예방이 시급하다. 댐수와 하천수 오염 방지와 예방을 위한 댐 물 관리와 상수원 수원지 수계 주변 환경 관리에도 주력해야 한다. 저비용 인공강우, 해수 담수화 원천기술 개발도 고려해 볼만하다.

도심지역에서는 낡은 상수도관 교체로 수질 오염 방지와 누수로 인한 수량손실을 막고 수질을 보호해야 한다. 물의 효율적 저장 및 물의 재사용 재활용 연구가 필요하다. IOT 시스템 구축으로 하천정보 관리, 댐 수 관리, 수질 관리, 수량정보 관리 등 모든 시스템을 통합적이고 과학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아울러 전국토의 수량 관리는 중앙정부가 종합적으로 관리하고 기능적으로 분산되어 있는 정부 부처 간의 유기적 융합관리 시스템 구축도 요구된다. 기름 값보다 물 값이 비싼 사회가 더 빨리 도래할지도 모른다.

이젠 돈을 물쓰 듯한다는 말이 무색해 졌다. 물을 돈쓰 듯 하는 국민 절수 의식 전환이 절실하다. 수자원 강국 건설로 불확실한 미래를 대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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