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약계층 고용·민주적 의사결정 수익의 사회환원 약속하는 것이 사회적기업으로 지정받는 의미

충남에서 사회적경제에 대한 관심이 공론화된 지 4년째 되어간다. 충남도는 사회적경제라는 개념을 명확히 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육성하기 위한 사회적경제육성지원조례를 전국 최초로 제정했다. 사회적경제 관련 자체 예산 수립이 전국에서 두번째 규모이지만 도민들이 느끼는 사회적경제는 아직도 낯설고 멀기만 하다.

사회적경제를 육성하기 위한 몇 가지 프로그램 중에 찾아가는 사회적기업 종사자 교육이라는 게 있다. 매일같이 일정한 역할이 주어져 있는 근로자 입장에서 보면 어디에선가 개최되는 집합교육에 참여하기가 쉽지 않다. 사회적기업들은 대부분 규모가 작다 보니 자체 연수원이나 연수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어렵다. 직원들에 대한 직무교육이나 재교육을 진행하는 건 꿈 같은 얘기다. 그래서 충남도가 예산을 지원하고 지원기관들이 협업하여 진행하고 있는 찾아가는 사회적경제(기업) 종사자교육은 의미가 있다.

찾아가는 종사자 교육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은 기업, 대표자, 종사자들 간의 시각 차이를 좁히는 것이다. 기업 구성원이 같은 방향으로 노를 저어간다는 것은 사회적기업들의 경쟁력강화에도 큰 의미가 있다. 사회적기업으로 지정받는다는 것은 취약계층을 고용하고, 민주적 의사결정구조를 가지며, 수익의 사회환원을 약속하는 것이다. 사회적기업의 정체성은 이미 그렇게 정리되어 있다. 이것에 대해 대표자와 종사자들이 얼마나 동의하는가는 인식전환의 문제이며 사회적기업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논의가 부족한 상태로 운영되다 보면 그 기업의 종착지에 대한 혼란이 생길 수밖에 없다.

현재 150여 개의 (예비)사회적기업중 1/3 정도의 기업에서 종사자 교육이 진행됐다. 사회적기업의 개요에서부터 성공하는 사회적기업과 실패하는 사회적기업,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사례 등을 주요 주제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필자는 다양한 업종의 다양한 분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되고 협의회 회장으로서 현장기업에 더 다가간다는 의미가 있어 다른 일정은 몰라도 사회적기업 종사자 교육의 강사로는 자주 참여하고 있다.

교육을 진행하다 보면 생각지 못한 일들이 생기곤 한다. 우선 많은 종사자분들이 본인들이 일하고 있는 기업이 사회적기업인지도 모르고 있다는 사실이다. 내가 일하는 곳이 사회적기업인지 아닌지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사회적기업이 가지는 유의미성에 대해 동의하고 인지하는 과정을 거친다면 기업에 대한 충서도와, 본인 자신에 대한 자긍심이 높아질 것이다. 어쩌면 이런 사실 때문에 종사자교육이 더 필요한지도 모르겠다.

가끔 사회적기업에 대해 왜곡된 시선을 가지고 계신 종사자들이 있다. 사회적기업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자본주의의 모순에 대해 얘기할 수밖에 없다. 전 세계적으로 당면한 양극화, 고령화 문제와 신성장 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 그리고 대안까지는 아니더라도 사회적경제(기업)이 보완의 역할로 요구되어진다고 얘기할 수밖에 없다.

사회적경제는 사회주의경제라고 얘기하며 사회적경제기본법에 부정적인 시각을 보여준 모 의원 말이다. 기획재정위원회 경제재정소위원회 소속 의원이어서 아직도 사회적경제기본법은 계류 중이다. 2015년 4월 새누리당 전 원내대표였던 유승민 의원은 사회적경제 기본법을 발의하면서 공동체를 지키는 건 보수정당의 책무이며 사회적경제는 자본주의 경제체제의 역사적진화라고 이야기했었다. 새정치민주연합 신계륜 의원, 정의당 박원석 의원도 사회적경제 관련법안을 발의하였다.

인식의 전환을 가져 온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더구나 교육이란 것은 관심 있고 듣고 싶어 하는 내용일 때, 금전적 시간적 비용을 감수 하고서라도 동참할 때 그 효과가 있을 터인데 공짜이며, 내키지 않은 주제를 얘기하면서 한 번에 사회적경제(기업)인이 되길 바라는 건 지나친 욕심일 것이다. 순간순간 절망하며 이분법적 이념논쟁과, 자본주의라는 너무 큰 벽에 맞서는 듯 하여 무력감도 들지만 어차피 인간이란 이상향을 꿈꾸며 살아가는 존재이니까 다시 한 번 스스로에게 다짐을 한다. 사회적경제가 너무나 당연해지고, 협동조합 매장에 가는 것이 일상화 될 때까지 열심히 떠들고 다니겠다고.

박찬무 충남세종사회적기업협의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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