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부터 프로·예비작가 41명 '숨바꼭질展' 풀뿌리희망재단 크라우드 펀딩 등 시민 도움

숨바꼭질展 기획과 준비는 사진 왼쪽부터 푸른천안21실천협의회 김우수 사무국장, 정상숙 목요드로잉협회 회장, 한혜전 충남예고 교사가 기획과 준비를 주도했다.  윤평호 기자
숨바꼭질展 기획과 준비는 사진 왼쪽부터 푸른천안21실천협의회 김우수 사무국장, 정상숙 목요드로잉협회 회장, 한혜전 충남예고 교사가 기획과 준비를 주도했다. 윤평호 기자
"그림 속 골목풍경이 실제 보다 정겨워요."

세대와 성별을 뛰어넘어 아마추어와 전업 작가가 함께 천안의 골목풍경을 화폭에 담았다. 개발에 떠 밀려 사라져가는 천안 원도심 골목풍경을 펜과 붓으로 기록한 이들의 행보에 시민들은 펀드로 후원했다.

천안시 신부동 고속버스터미널 2층에 자리한 두리두리 스페이스에서는 지난 28일부터 `숨바꼭질展`이 열리고 있다. `천안의 골목풍경 이야기`라는 부제의 이번 전시회에는 41명의 예비 및 프로 작가가 참여해 7개월간 천안 골목길을 직접 탐방해 그린 스케치 작품 200여 점을 선 보이고 있다. 전시회의 아이디어는 푸른천안21실천협의회(이하 푸른천안21)의 `숨바꼭질 프로젝트`에서 시작했다.

2011년부터 천안의 골목길을 답사하며 사진을 촬영한 김우수 푸른천안21 사무국장이 목요드로잉협회 정상숙 회장에게 골목풍경 스케치를 제안했다. 목요드로잉협회 회원인 한혜전 충남예고 미술교사도 동참해 아이디어를 다듬었다. 충남예고 학생 11명으로 구성된 동아리 `골목길 풍경 그리며`를 비롯해 여행스케치, 목요드로잉협회, 상명대 만화애니메이션학과 등 41명이 합류해 지난 5월부터 골목풍경 스케치를 시작했다.

첫 스케치 장소는 천안역 맞은 편 원도심의 여인숙 골목. 쇠락 했지만 오밀조밀 정겨움을 간직한 골목 풍경을 저마다 스케치했다. 스케치는 11월까지 한달에 한 번 총 일곱 차례 진행했다. 천안공고와 중앙시장 일대 골목 뿐만 아니라 1920년대 한옥성당, 직산의 탁주양조장도 스케치했다. 7월 스케치에는 비가 내려 처마에서 비를 피하거나 우산을 쓴 채 그림을 그렸다. 시장 스케치에서는 노점의 할머니들이 모델을 자청하고 수고한다며 과일과 음료수 등을 건넸다. 골목 풍경 스케치 재미에 푹 빠져 서울의 미술모임 회원들은 한번의 빠짐도 없이 출석했다.

천안의 속살인 골목풍경으로 완성한 그림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전시회 성사에는 시민들 도움이 컸다. 풀뿌리희망재단이 진행한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70여 명 시민들이 220만 원을 숨바꼭질 프로젝트에 기부했다. 풀뿌리희망재단도 200만 원을 보탰다. 풀뿌리희망재단 이사장인 정선용 금강엔지니어링 대표는 시민들의 골목풍경 작품 스케치 완성작을 수록한 2016년 책상 달력 1000부 제작의 비용 전액을 후원했다.

고등학생으로 프로젝트에 참여한 김효빈(17·충남예고 2학년) 양은 "천안에서 태어나 줄곧 학교를 다녔지만 스케치 장소가 다 처음 가본 곳"이라며 "진짜 천안시민이 되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정상숙(49) 목요드로잉협회 회장은 "연령도, 성별도 다양한 사람들이 각자의 시선으로 천안의 골목풍경을 그리며 감동과 소통 시간을 가졌다"며 "내년에도 더 발전된 형태로 숨바꼭질 프로젝트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평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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