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하지 않아도 우리는 행복할까? 세상을 바꾸는 탈성장에 관한 소론(세르주 라투슈 지음·이성빈 옮김)=세르주 라투슈는 프랑스의 경제학자, 철학자다. 현대에 탈성장을 이야기하는 대표적 이론가이기도 하다. 그가 앞선 저서 `발전에서 살아남기`와 `탈성장의 도박` 등에서 주창한 탈성장 이론을 심화하는 신간을 펴냈다. 성장 위주의 경제 프레임에 반대하며, 우리가 오늘날 쉽게 생각하는 경제 지상주의 같은 경제 성장의 역설을 재평가하고 탈성장 사회를 모색한다. 민음사·188쪽·1만3000원

◇과학책을 읽고, 쓰고, 번역하는 고수들의 판타스틱 과학 책장(이정모 외 3인 지음)=과학 대중화나 과학문화 확산 등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저자들의 이름이 이제는 익숙할 터다. 그만큼 과학에 쉽게 손내밀기 어려워하는 사람들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 왔던 이정모, 이명현, 이한음, 조진호가 과학책을 선별해 소개하는 내용을 담았다.`종의 기원` 부터 `시간의 역사`, `코스모스`까지 유명하지만, 집 책장 안에서 잠만 자고 있는 책이 있다면 보다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돕는다. 어른이 읽을 만한 과학만화책, 괴짜 과학자들의 이야기 등 다양하고 재미있는 과학의 세계로 초대하는 안내서. 북바이북·348쪽·1만6000원

◇판결을 다시 생각한다- 한국사회를 움직인 대법원 10대 논쟁(김영란 지음)=김영란 전 대법관은 2004년 우리나라 사법사상 최초의 여성 대법관으로 임명돼 6년간 대법관으로 재직했다. 전관예우를 거부하고 퇴임 후에도 우리 사회 부정부패에 맞서 `김영란법`을 제안해 큰 사회적 찬사를 받아온 김영란 전 대법관이 스스로의 판결에 대해 처음으로 입을 뗐다. 재직 당시 참여한 중요 판결들을 꼽아 판결의 의미와 배경, 논쟁의 과정을 꼼꼼히 되짚고 개인적인 견해와 반성을 솔직하게 담아냈다. 저자는 다시 한 번 현재 관점에서 판결을 꼼꼼히 보며 이를 둘러싼 사회적 배경이나 논의, 변화를 두루살펴본다. 창비·308쪽·1만5000원

◇긍정의 재발견(조셉 T.핼리넌 지음·이은경 옮김)=퓰리처상 수상 작가 조셉 T.핼리넌이 현실의 한계를 뛰어넘게 하는 `긍정`의 정체를 파헤쳤다. 저자는 3년간 수많은 인터뷰와 기사검색, 연구문헌 탐색 등을 통해 `긍정`이 인간이 만들어낸 가치가 아니라 진화·발달과정에서 습득한 고유한 자질이며 생존에 필수적인 개념이라고 정의한다. 긍정적이고 낙관적인 사람이 현실적인 사람보다 더 큰 성취를 달성했다는 연구결과는 경쟁사회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긍정의 메시지를 던진다. 흐름출판·344쪽·1만4000원

◇우물에서 하늘 보기(황현산 지음)=평론가 황현산이 겨울을 여는 시화(詩話)집을 선보였다. 이육사, 한용운, 윤극영, 서정주, 백석, 유치환, 김종삼, 김수영, 보들레르, 진이정, 최승자 등의 시편이 다양하게 등장하고 영화, 노래, 구전민요, 그림 등이 다채롭게 초대돼 시화의 한 풍경을 자연스럽게 구성한다. 저자는 이들 작품을 정면을 마주하며 진지한 예술론을 펼치다가도 세상을 바라보고 진단하는 창으로 작품을 응용하며 인간미 넘치는 이야기를 던진다. 삼인·272쪽·1만3000원

◇오후 네시의 생활력(김성희 만화)=`몹쓸 년`, `내가 살던 용산`, `떠날 수 없는 사람들`, `먼지 없는 방`, `똑같이 다르다` 등의 작품을 통해 사회적인 문제에 발언을 아끼지 않는 만화가 김성희의 신작이다. 마흔을 맞은 기간제 교사 이영진을 주인공으로 사회 경계에 선 사람들이 생활을 꾸려나가는 모습이 담담하게 그려진다. 평범한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사력을 다해 버티는 등장인물들은 아무리 애써도 제자리를 유지하는 것조차 힘겨워 보이지만 그들의 모습에서 생활의 힘을 엿볼 수 있다. 창비·200쪽·1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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