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수 기자가 찾은 맛집 - 39 대전 복수동 금강어죽매운탕-참게매운탕

요즘 참게가 제철이다. 날씨가 쌀쌀해지면 참게 살이 통통하게 오르고 살에서 단맛이 난다.

참게는 꽃게에 비해 살도 많지 않을 뿐더러 껍질도 딱딱해 국물 맛으로 먹는 음식이다. 참게를 간장게장 식으로 먹는 방법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참게의 깊은 향과 맛이 우러난 매운탕을 더 좋아한다. 그런데 시중에서 참게매운탕을 먹고 "잘 먹었다"며 배를 두드린 적은 거의 없다. 양념맛이 지나치게 강하고, 우거지 등 부재료를 많이 넣어 참게 특유의 맛과 향이 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인 탓이다.

참게는 꽃게에 비해 크기도 작고 감칠맛도 약하지만 푹 끓였을 때는 꽃게탕에서 맛볼 수 없는 매력적인 맛이 난다. 참게 특유의 진한 향, 껍질과 알에서 우러난 감칠맛과 시원함은 꽃게탕 이상이다.

대전에서 참게매운탕을 맛있게 하는 집이 있다. 대전 복수동 주택가에 위치한 금강어죽매운탕(대표 임재헌)은 주인장이 어린 시절 즐겨 먹던 참게탕의 맛을 그대로 손님상에 내놓고 있다. 이 집 참게 매운탕은 참게 특유의 풍미를 최대한 유지하려고 양념을 세게 하지 않는다. 그래서 국물을 떠 먹으면 참게의 강한 향과 함께 감칠맛과 묵직한 맛이 동시에 전해진다. 국물을 앞접시에 떠서 뜨끈한 밥 한 술을 말아 먹으면 금세 밥 한 공기가 어디로 사라졌는지 모를 정도로 맛있다.

목구멍을 타고 넘어간 국물의 끝맛은 맵다. 마늘, 후추, 생강이 많이 들어간 탓이다. 그런데 거부감이 들 정도의 매운 맛은 아니다. 매운맛과 칼칼한 맛의 접점을 잘 찾았다.

이 집 참게탕은 우거지가 들어가지 않는다. 대신 무와 호박을 넣는다. 묵은지의 구수한 맛 대신 시원하고 달큰한 맛을 선택했다. 육수도 따로 만들지 않는다. 민물에서 사는 참게 특유의 잡맛을 없애기 위해 된장 약간, 고추장, 고춧가루에 들깨가루, 마늘, 생강, 후추를 넣어 끓일 뿐이다. 감칠맛을 더하기 위해 민물새우를 넣었다. 주방에서 끓이는 시간도 딱 10분. 손님상에서 은근한 불로 오래 끓였을 때 참게 국물의 진한 맛이 우러나기 때문이다.

살이 부드럽고 민물 특유의 흙냄새가 나지 않는 빠가사리로 만든 어죽도 손님들 사이에 인기다. 어죽에 들어가는 양념도 참게탕과 똑같다. 빠라사리를 1시간30분정도 푹 삶아 살만 고운 채에 걸려 내려 갖은 양념을 넣고 끓인 어죽은 비린 맛이 전혀 없어 어죽을 많이 접하지 못한 식객들도 큰 부담없이 먹을 수 있다. 빙어나 피라미를 프라이팬에 동그랗게 깔은 뒤 식용유를 부어 튀겨낸 뒤 매콤한 양념장을 올려 먹는 도리뱅뱅이도 어죽이나 참게탕과 곁들여 먹기에 안성맞춤이다.

△주소: 대전시 서구 복수동 복수4길 101

△전화번호: 042(581)9941

△메뉴: 민물참게매운탕 3만원(中), 어죽 1인분 6000원(2인이상 주문 가능), 도리뱅뱅이 7000원

△영업시간: 오전11시-오후10시(연중무휴)

△테이블: 4인용 11개

△주차장: 가게 앞 이면도로 주차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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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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