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과학이 세상을 바꾼다.`

이 글은 과학실에 있는 작은 과학 도서관을 알리는 슬로건이다. 과학 도서관을 만들게 된 것은 책을 읽는 학생들의 모습을 보고 싶은 나의 작은 바람에서 시작되었다.

수업시간에 항상 독서의 중요성에 관해서 이야기하는데, 아마 많은 선생님께서 추천 도서를 이야기하고 학습에서 독서만큼 중요한 것이 없다고 말할 것이다. 독서의 중요성은 예전부터 강조됐으며, 대학에서도 독서를 권장하고 입시에 반영하는 것을 보면 독서의 중요성은 누구나 인정하고 있는 듯하다.

사실 나는 책을 좋아하는 편이 아니었다. 책을 좋아하지 않으면서 학생들에게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모순된 모습을 보면서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다. 말로만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생각으로 대전시교육청에서 진행하는 교과연계 독서교사에 공모에 지원하여 부끄럽지 않은 교사가 되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보통 공모전에 선정되면 기쁘기 마련인데 도서 담당 선생님들과 함께 진행하는 것이라 기쁨보다는 부담감이 더 컸다. 오랜 시간 책을 가까이하고 있는 선생님들 앞에서 한없이 의기소침해지는 나의 모습이 속상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스스로 이겨내기 위해 지원한 것이고 이 활동을 통해 학생들에게 보여 주어야 할 것이 있다는 생각으로 방법을 찾아보려 노력하였다.

언제나 책을 가까이 할 수 있도록 과학실에 작은 과학 도서관을 만들게 되었을 때 처음에는 학생들에게 큰 호응이 없었다. 홀로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 같아 실망스럽기도 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책 소개와 토론 수업 및 독서 공모전을 준비하면서 학생들에게 행동으로 독서의 중요성을 알리려 노력하였다.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많은 학생이 과학실에서 책을 읽는 모습이 보이기 시작하였고 작은 변화였지만 나에게는 큰 의미가 있었다. 책을 좋아하지 않던 교사에서 책의 중요성을 몸소 실천하는 교사로 점차 변해가는 나의 모습은 큰 기쁨이었다. 이보다 더 기쁜 것은 학생들에게 책을 읽어야 한다는 말 한마디 없이 독서의 중요성을 실천으로 보여주었다는 것이다. 작은 과학 도서관이지만 책 속에는 더 넓은 세계와 지혜가 있기에 학생들이 독서를 통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현종 대전 보문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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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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