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시 입장면 에이스팩

에이스팩은 올해 입장면 가산리에 신공장을 완공했다.  윤평호 기자
에이스팩은 올해 입장면 가산리에 신공장을 완공했다. 윤평호 기자
밥 먹기 편리한 세상이다. 예전에는 식당에 들르지 않거나 집에 밥이 없으면 밥을 해서 먹어야 했다. 쌀을 담고 씻고 안치고 빨라야 20분은 걸렸다. 속도가 돈인 요즘은 달라졌다. 즉석밥의 용기 포장 한쪽을 살짝 뜯어 전자레인지에 몇 분을 넣었다가 꺼내면 금방 한 밥처럼 맛있는 식사를 즐길 수 있다. 즉석밥은 완성 직전 단계까지 요리해 놓은 음식을 가리키는 간편식에 속한다. 1인 가구와 맞벌이 가구 등의 증가로 즉석밥 등 간편식 시장이 쑥쑥 커지고 있다. 농식품유통교육원은 국내 가정 간편식 시장 규모가 2010년 7747억 원에서 지난해 1조 3000억 원으로 배 이상 급증했다고 분석했다. 간편식 시장에서 높은 품질 경쟁력으로 매년 성장세를 일구는 기업이 있다. 천안시 입장면에 소재한 에이스팩(대표 류재영)이다.

에이스팩은 2009년 5월 6일 창업했다. 포장용 플라스틱 성형용기 제조업으로 출발했다. 류재영 대표는 성형용기 제조업의 베테랑이다. 동종 분야 대기업 계열의 직장에서 30년 동안 몸 담으며 연구소장, 총괄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50대 초반 안정된 직장을 나와 전 직장 동료들과 의기투합해 회사를 만들었다. 창업은 처음이었지만 자신은 있었다. 함께 한 전 직장 동료들은 연구와 생산 영역에서 각각 핵심 역할을 했던 이들이다. 여기에 류 대표가 쌓아 온 경영의 노하우를 접목하면 시장에서 충분히 승산 있다고 판단했다. 공장 입지는 고속도로 접근성 등 물류가 우수한 입장면 가산리 일원을 점 찍었다. 가산리 에이스팩 공장 일원은 티센크루프엘리베이터 코리아 천안공장 여러 기업들의 생산시설이 산재한다.

즉석밥의 포장 용기 등 고기능성 장기보존 포장재와 신선식품 포장재 및 친환경 포장재를 전문으로 제조·판매하는 에이스팩은 창업 첫 해 매출 8억 원을 기록했다. 2년차 매출은 15억 원으로 배 가까이 상승했다. 류 대표는 고향인 천안시 목천읍에 부지 6611㎡를 마련해 2011년 제2 공장을 세워 법인을 분리했다. 농심, 야쿠르트, 오뚜기 등 대형 식품사들이 주요 납품처이다.

에이스팩은 2011년 제2 공장인 유상팩의 매출까지 합산하면 60억 원을 달성했다. 임직원은 에이스팩 15명, 유상팩 30명으로 늘었다. 에이스팩은 2013년 임대로 사용하던 가산리 6611㎡의 공장 부지를 매입했다. 부지 매입 후 올해 신 공장 건설에 나섰다. 지난 4월 착공에 8월 공장승인을 마치고 완공했다. 가산리 제1 공장은 현장동과 창고동, 사무실 및 위생전실 등을 갖췄다. 설비도 확충해 압진공 성형기 4대, 압공 성형기 1대, 컵 인쇄기 2대와 대형 톰슨절단기를 보유하고 있다.

공장 신축을 계기로 에이스팩은 또 한번 도약을 꾀하고 있다. 내년 매출 목표는 에이스팩 70억 원, 유상팩 60억 원 등 130억 원이다. 2017년 두 공장에서 150억 원 매출을 이룬다는 목표이다. 에이스팩은 내수 뿐만 아니라 2011년부터 해외시장도 개척했다. 수출은 즉석밥 용기와 커피컵 용기, 반려동물 문화가 발달한 현지 특성에 주목해 고양이밥 용기 등으로 특화시켜 LA와 뉴욕 등 미국과 남미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 매년 매출에서 10억 원 정도가 수출에서 발생한다. 내년부터는 수출액 규모를 20억 원으로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에이스팩이 대외 경기불황 여건에도 지속 성장한 가장 큰 요인은 `기술력`이다. 즉석밥 용기를 예로 들면 에이스팩 제품은 내용물을 넣고 상온에서 한해가 지나도 내용물에 손상이 없다. 타 사 제품들은 보존기간이 길어야 1개월, 보름 정도에 그친다. 장기보존의 차이는 기술력에서 발생한다. 다른 제품들이 단층으로 밀폐하는 반면 에이스팩 제품들은 다층 밀폐다. 이 때문에 에이스팩 제품들은 외부산소차단성이 99.9%이다. 기업부설연구소를 설립하고 꾸준한 기술개발로 에이스팩은 다층 밀폐 기술 관련 4건의 특허를 갖고 있다. 에이스팩은 독보적인 기술로 2013년 벤처기업 인증을 받았다. ISO 품질, 환경 시스템도 도입했다.

에이스팩이나 유상팩의 용기제품들은 장기보존성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환경성도 우수하다. 플라스틱 소재가 아닌 옥수수 전분을 원료로 사용한 친환경 특수 소재를 활용해 용기를 제작하고 있다. 용기는 자연에서 분해돼 환경보존에도 유익하다. 친환경 소재를 활용한 제품 제작은 기업 성장에 도움이 됐다. 법적으로 일정 물량 이상의 친환경 제품을 사용해야 하는 대기업들이 에이스팩과 유상팩 제품들을 눈 여겨 보고 잇따라 주문했다. 에이스팩은 제품 차별화 못지 않게 탄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객사들과 협의 단계부터 원재료 개발과 분석으로 맞춤형 제품을 선 보이고 있다.

에이스팩은 신성장 동력 창출에도 적극적이다. 에이스팩은 다층 밀폐 기술로 성장했지만 내수 시장의 기업간 경쟁이 치열하고 시장의 확장성이 완만해지며 기존 기술을 다른 분야에 적용한 새로운 제품 개발이 한창이다. 자동차 부품 제조사가 바퀴 휠의 적치와 보관에 어려움을 겪는 것에 착안해 휠 전용 커버 개발에 착수했다. 소프트 재질의 휠 전용 커버는 보존성이 뛰어나고 제조사의 원가절감에도 이익이다. 피부 미용 마스크 팩을 소비자들이 좀 더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커버도 개발하고 있다. 새로운 마스크 팩 커버와 자동차 전용 휠 커버 개발은 지난해 정부의 연구개발과제 정책자금을 지원받아 진행하고 있다. 일부는 시제품을 완성해 납품 했다.

류재영 대표는 "중소기업은 안주하는 순간 뒤처진다"며 "끊임없이 포토폴리오를 다변화시킨 점이 성장의 한 요인"이라고 말했다. 제조업 창업을 꿈 꾸는 이들에게는 "새로운 아이템 발굴, 기술혁신, 원가절감을 늘 명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윤평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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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재영 에이스팩 대표는 기술력과 포토폴리오 다변화로 기업 성장세를 이끌고 있다.  윤평호 기자
류재영 에이스팩 대표는 기술력과 포토폴리오 다변화로 기업 성장세를 이끌고 있다. 윤평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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