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신화 새터민.
허신화 새터민.
2010년 11월 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소식으로 떠들썩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5년의 세월이 흘렀다.

당시 북한은 "남한이 먼저 북한을 겨냥하고 포격훈련을 벌였으며 그 과정에서 공화국영토에 포탄이 발사되어 주변 인민들이 크게 위협을 당했고, 그리하여 북측포병들이 응징사격을 했다"고 주장했다.

또 연일 북한조선중앙방송에서는 "우리는 누구를 먼저 공격하지는 않지만 우리를 털끝 하나라도 건드리는 자들에 대해서는 백배, 천 배로 되갚아준다" 고 위협하면서 "남한 군의 선제도발에 대한 조선인민군의 자위적 조치이었다"고 대서특필 보도했다.

연평도 포격사건 당시 "북한의 그 포병부대가 김정은이 신분을 숨기고 군 복무를 하였던 포병대였고, 김정은이 군 복무 당시 다루었던 그 포로 대응사격을 했으며, 그날 사격한 북한포병은 남한군의 도발에 격분한 나머지 두 손에 화상을 당하는 줄도 모르고 포탄을 장착하였고, 그 공로로 표창을 받았다"고 허위 선전보도 했다.

나는 탈북 전 휴전선을 둘러싼 충돌사건들이 터지면 북한방송을 통해서 "미국의 추종에 의한 남한의 군사적 도발"이라는 선전을 너무나 많이 들으며 살았다. 2012년 대한민국에 오기 전 나는 북한에서 회계전문대학을 졸업하고 20년간 탄광회사에서 회계담당으로 일하면서 유복하게 자랐다. 가끔 남한방송을 접하던 우리가족은 가까운 지인의 밀고로 더 이상 북한에 살 수 없어 고생 끝에 나와 남편 딸과 함께 남한에 오게 되었다.

여기 남한에 와서 생활하면서 북한에서 끊임없이 들어오던 남한호전분자들에 의한 북침도발선전이 얼마나 새빨간 거짓말인지 실지 체험으로 깨닫게 되었다.

연평도 포격사건이 `남한의 계획에 의한 도발`이었다면 `북의 대응`에 대한 조치도 응당 계획이 되어있었을 것이며, 그랬더라면 사상자가 수많이 발생하는 가슴 아픈 참극이 일어나지도 않았을 것이다.

연평도 사건뿐만이 아니라 6·25동란이후 한반도 군사분계선지역에서는 멀리는 `판문점도끼만행사건` 가까이는 얼마 전에 있은 DMZ지대 목함 지뢰 사건에 이르기까지 크고 작은 사건들을 끊임없이 일으켜 대한민국의 안보위협과 국론분열을 조장하고 있다.

지금도 북한의 독재자들은 인민들에게 "지금은 평화가 아니라 휴전 중이며, 언제 다시 전쟁이 터질지 모르니 경각심을 늦추지 말고 전쟁에 대비해있어야 한다"고 체제 선전한다.

그 대표적인 예로 한미합동군사연습이 진행되는 시기면 북한에는 준 전시상태가 선포되어 전쟁분위기가 고취되며, 온 국민이 전쟁방어태세에 돌입한다. 남북한 민심이 통일 쪽으로 기울어질 때면 어김없이 분계선지역에서 유혈사건들이 터지고 정세는 또다시 험악한 대결원점으로 몰고 가서 끊임없이 남한의 국론을 조장시키려 하고 있다.

이것이 북한독재자들이 전쟁긴장과 대결상태에 대한 책임을 한국에 돌림으로써 북한의 흔들리는 통치기반을 지탱하기 위한 상투적 수법이며, 통일에 대해 목이 터지게 부르짖지만 통일을 바라지 않는 자들도 역시 북한독재자들임을 우리는 속지 말아야 한다.

한반도의 이러한 비극적 역사의 뿌리에 남북한 분단이 있다.

반만년이상을 같은 민족으로 살아온 우리 한반도가 인재(人災)로 분단이 되어 더 먼 나라가 되어 버린 지 벌써 반세기가 훨씬 지났다.

태어나는 후대들이 한반도에 두 개의 국가가 존재하는 것을 응당한 것으로 알게 하는 것은 너무나 가슴 아픈 비극이다. 제2·제3의 연평도의 아픔이 되풀이되지 않게 하는 지름길도 통일이고, 한국이 세계무대에서 진정한 강성대국이 되는 길은 통일뿐이다.

이제 통일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며 민족지상의 과제이다. 또한 우리는 연평도 포격희생자들의 고귀한 유혈의 피로 지켜낸, 이 땅 자유민주주의의 역사적 가치와 희생정신을 항시 되새겨 힘을 합쳐 안과 밖으로 통일을 준비해 나가야 할 것이다.

연평도희생자들의 영전에 삼가 묵념을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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