굶으면 체지방 줄이기 역효과 조금만 먹고 운동요법 병행을

강지현 건양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강지현 건양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많은 사람들이 살과의 전쟁을 위해 1년 내내 운동과 식이요법 등 피나는 노력으로 감량에 성공하곤 하지만 이 겨울 체중은 순식간에 불기 쉽다. 겨울철에는 섭취열량에 비해 활동량이 줄어들고 옷을 두껍게 껴입다 보니 불어나는 체중에 무감각해지기 쉽다.

그렇다면 왜 겨울에 왜 살이 많이 찔까. 사람은 매일 일정한 열량을 소모하게 되는데, 이를 기초대사량이라고 한다. 보통 남자가 하루에 2500kcal, 여자가 2000kcal 정도의 열량을 필요로 하는데 개인마다 차이는 있지만 이러한 하루 소모 열량의 50-70%인 1000-1800kcal가 기초대사량으로 소모된다.

겨울에는 사람마다 이 기초대사량의 편차가 커진다. 야외활동을 많이 하는 사람은 추위를 이기기 위해 몸에서 더 많은 열을 발산해야 하기 때문에 기초대사량이 많아지는 반면, 야외활동을 하지 않는 사람은 활동량이 주는 데다 따뜻한 곳에 있으므로 기초대사량이 줄게 된다. 그렇다 보니 조금만 먹어도 열량이 남아 살로 축적되고, 특별히 간식을 먹지 않아도 살이 찌게 되는 것이다.

겨울비만 예방을 위해서는 먼저 자신의 식습관을 알아야 한다. 식사량, 즐겨 먹는 음식의 종류, 식사시간, 먹는 속도, 과식을 하게 되면 자신이 어떤 상태에서 그렇게 되는지 등을 기록한다. 가계부를 적는 것처럼 기록하는 것이 결코 쉽지는 않지만 이런 노력이 절대로 헛된 것이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인체는 갑자기 음식물이 들어오지 않아 열량공급이 중단되면 비상상태로 인식해 몸에 들어온 음식은 무엇이든 지방으로 바꾸는 체질로 전환하게 된다. 같은 양을 먹어도 더 살이 찌게 된다는 뜻이다. 따라서 끼니를 거르거나 굶게 되면 단기간 체중이 빠지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원하는 지방보다 수분이나 단백질이 빠져 근육량이 줄어드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근육량이 줄어들면 체지방을 줄이기가 더 어려워진다. 따라서 무조건 먹지 않는 것보다는 전체적으로 식사량을 조금씩 줄이는 점진적 방식이 권장되며 식사는 천천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루 500cal 정도의 식사량을 줄이면 매달 체지방 2㎏의 감량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매 끼니마다 먹는 밥의 양을 현재보다 3분의 2 수준으로 줄이도록 한다. 밥 한공기의 열량은 대략 200-300cal 지만, 밥의 양을 줄이면 반찬도 적게 먹게 되므로 궁극적으로 하루 500cal의 열량감소 효과를 얻게 된다.

고기의 경우 기름 성분을 떼어내는 것이 좋다. 닭고기는 껍질을 떼어내면 100g당 80cal 정도의 열량을 낮출 수 있다. 고기는 끊는 물에 데쳐 기름기를 빼주도록 한다.

운동요법도 빼놓을 수 없다. 우리가 활동하는데 쓰고 남은 에너지는 우리 몸의 지방저장 창고에 저장된다. 이러한 체지방이 과다하게 축적되는 것을 `비만`이라고 한다. 따라서 체중을 줄이기 위해서는 조금 먹든가 많이 움직여야 한다. 활동량을 증가시킨다면 우리가 먹는 음식은 모두 에너지로 쓰일 뿐만 아니라 축적된 지방을 꺼내 쓰게 된다. 운동은 자신의 특성에 맞는 적절한 강도의 운동을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혈압이나 심장병 등 운동 기능을 떨어뜨릴 수 있는 질환이 있는 이들은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 의사의 진찰을 받고 운동 강도에 대해 처방을 받는 것이 좋다. 하지만 가장 적당한 운동은 본인 스스로 느끼기에 무리가 되지 않고 즐겁게 할 수 있는 정도다. 자신이 도달할 수 있고 즐겁게 할 수 있는 목표를 정해 조금씩 정복해 가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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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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