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술 개발·홍보 마케팅 차별화된 서비스 구축 나서야

대전이 해외 의료관광에 뛰어든 지 시간이 꽤 흘렀다. 하지만 대전의 해외 의료관광 활성화는 말처럼 쉬워보이지는 않는다. 서울, 인천, 부산, 제주도의 경우 외국환자가 많이 늘었고, 특히 서울 강남과 명동은 유커들이 넘쳐나는데 왜 유독 대전만 해외의료 활성화가 더딘 것일까.

여기서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은 외국환자의 입장에서 대전을 바라보는 시각이 어떤지 알아야 한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서 외국환자가 서울, 인천, 부산 등 대전보다 훨씬 큰 도시들을 놔두고 굳이 대전에 있는 의료기관을 찾아야 할 당위성이 있느냐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대전의 인프라, 인지도, 편리성 등 어느 하나 서울 등 대도시보다 나은 게 없다.

모든 인프라가 다른 대도시에 비해 뒤떨어진다고 해외의료관광을 포기해야 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니다. 우리의 현실을 직시하고 천천히, 그리고 주도면밀하게 준비를 하면 얼마든지 승산이 있다고 본다.

필자는 수 년간 중국 하얼빈, 산둥 지난, 베이징 등에서 보건복지부-보건산업진흥원 지원사업을 수행했다. 그 과정에서 느낀 점은 대전시가 앞으로 해외의료관광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

첫 번째로 가장 확실한 방법은 한국 이외의 국가에서 치료할 수 없는 의료기술을 연구 개발하는 방법이다. 특정한 분야의 새로운 치료기술은 해외의료관광의 가장 확실한 방법이지만 그 연구 결과가 치료에 활용되기까지 상당기간이 소요된다는 단점이 있다. 예컨대 필자가 개발한 노안라식의 경우 연구개발에는 18년이 걸렸다. 즉 새로운 치료법이 관광수입을 창출하는 상황이 되기까지는 적어도 10년이상이 걸린다.

두 번째 방법은 대전의 경쟁 상대 도시인 서울, 부산, 인천 등과 차별화된 대전만의 전략전술을 구사하는 것이다. 환자가 의료기관을 선택할 때 접근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항공기로 10시간 정도 이동하고, 게다가 시차까지 많이 난다면 아무래도 치료받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 그런 장거리 환자보다는 대전에서 지리적으로 가까운 중국의 중간급 규모의 도시를 선택해 집중적으로 대전의료기관과 의료수준을 홍보하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베이징, 상하이 등 중국 내 대도시들은 대부분 인천공항, 김해공항 등과 직항으로 연결되어 있는 만큼 그 이외의 도시들과의 결연을 강화한다면 틈새시장에서의 성공 가능성은 높다. 특히 아직 국내와 직항노선이 없는 중국 내 중소도시와의 교류를 강화해 국내항공-국제항공-고속철로 이어지는 먼거리 교통망을 구축한다면 서울 등 다른 대도시에 비해 의료관광 수요를 선점할 수 있는 기회도 있다. 일례로 대구의 경우 섬서성 시안에 삼성반도체 공장이 들어서는 것을 계기로 시안시를 집중 공략해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세 번째, 의료기관만의 해외의료관광이 되어서는 안된다. 연관 산업과 병행해야 부가가치가 높다. 의료기관 뿐만 아니라 의료기, 의료부외품, 학원등 여러 연관 산업이 같이 협업해 마케팅을 할 때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다. 대전도 시를 비롯해 의료기관, 언론계, 학계, 문화계 등이 힙을 합쳐 해외의료관광에 나설 경우 단순히 부의 창출을 넘어 젊은이들을 위한 좋은 일자리 창출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민병무 우리안과 노안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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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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