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직원에게 무례한 행동을 하시면 그 고객을 내보내겠습니다. 우리 직원들은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을 하든지 항상 존중받아야 할 훌륭한 젊은이들이며 누군가에게는 금쪽같은 자식이기 때문입니다." 어느 도시락 전문점 주인이 직접 써 자신의 가게 문 앞에 건 안내문이다. 우리는 시장에서 상품을 사면서 상품의 가격, 품질, 성능 등에 대해 스스로 알려고 노력하기도 하고 판매원을 통해 보다 정확한 정보를 얻는다. 어떤 경우에는 판매원의 태도와 능력에 구매가 좌우되기도 한다. 그래서 주인들은 판매원이 고객만족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교육·훈련시키고 있다. 고객과 마찰이 있는 경우 대부분의 주인들은 무조건 고객 편에 서거나 소비자의 부당한 요구와 무례를 받아주고 있다. 어떤 주인은 재발방지를 위해 불이익을 주기도 한다. 고객에게 나쁜 이미지를 주는 판매원이라고 해고까지도 불사한다.

반면, 소비자는 판매원에게 어떻게 대해야 한다는 교육을 받아 본적이 있는가. 최근 `고객 갑질`이 화제가 되고 있다. 주차요원에게 무릎을 끌게 하고, 인격 모독을 가하거나, 자기 잘못이 명백한데도 불구하고 막무가내로 큰 소리치고 환불을 요구하는 진상 소비자, 반말이나 무례한 행동을 하는 고객, 자신에게 조금 불편하다고 막무가내로 민원을 제기하는 민원인 등 우리 주변을 보면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다. 주차 요원, 편의점 종업원, 마트 판매원, 식당이나 주유소 종업원, 경비원, 캐디 등 우리가 일상에서 만나는 이들은 소비자와 생산자가 만나는 마지막 절점(節點)이며, 돈과 상품이 교환되는 시장 경제의 최전선(最前線)이다. 인격적인 대우와 존중이 필요하다. 함부로 하대하거나 무례한 행동을 해서는 안되지만, 판매원의 실수나 착오가 있더라도 죄인이나 하수인처럼 취급해서는 안된다.

미국에서는 `우리는 손님을 받지 않을 권리가 있다`라는 내용의 종이를 써서 붙여놓는 경우가 많고, 소란을 일으키는 고객이 있으면 경찰을 불러서 내쫓아버릴 수도 있다고 한다.

우리 시장이 미국처럼 되기를 바라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이런 안내문이 필요 없는 나라가 사람냄새 나는 공존의 자본주의 사회라고 말하고 싶다. 판매원에게 존중받는 고객이 되기 위해서 우리 소비자들이 먼저 판매원을 인격적으로 존중해 주는 `도`를 지켜야 한다. 이런 상호존중의 바탕 위에 정보가 정확하게 소통되는 시장경제를 기대해 본다. 임상일 대전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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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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