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쓰림·이물감 두시간 이상 지속 약물치료 근간 꾸준한 관리 필요

송경호 건양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송경호 건양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가슴이 불편해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은 대부분 심장에 이상이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심장질환으로 인한 흉통은 생명이 위험해지는 경우도 발생하기 때문에 의사들도 심장문제가 아닌가 고민하게 된다. 이에 비해 비심인성 흉통은 불편하고 신경이 쓰이지만 장애를 남기지 않으며 위험한 질환은 아니다. 흉부 불편감이 있을 때 그 원인이 심인성인지 아닌지를 구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비심인성 흉통은 가슴 한복판이 쓰리거나 답답하거나 이물감이 느껴지고 쓴 느낌의 트림이나 신물 오름을 느끼기도 하고 증세가 두 세시간 이상 지속 되기도 하며, 움직임과 관련이 없고 식후나 누운 자세에서 통증이 심해지고 물을 마시거나 제산제 등을 복용하면 좋아지는 경우가 있다.

비심인성 흉통의 원인 대부분은 식도의 질환과 근골격계 문제다. 식도는 입에서 씹은 음식이 배로 전달되도록 입과 배를 연결하는 심장 뒤에 위치하는 소화기관이다. 식도의 끝자락에는 조임 근육(하부식도 괄약근)이 있어서, 음식물이 위장으로 들어갈 때에 열리게 되고 평소에는 닫혀 있도록 조절해 준다. 이 조임 근육이 필요이상으로 열리게 되는 시간이 길어지거나, 조임 근육 주변의 모양의 변형이 오거나, 뱃살이 쪄서 그 압력으로 쉽게 조임 근육이 잘 열리게 되거나, 침이 적게 분비되어 역류된 것을 중화시키지 못하거나 하면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즉, 쓴 위장 내용물이 열린 조임 근을 통해 식도로 거꾸로 역류하게 되면서 식도가 예민해지고 우리는 가슴이 불편해지거나 이물감을 느낀다. 때로는 목이 불편해서 갑상선질환이 아닌지 검사를 받는 환자도 생긴다. 이런 불편한 증상이 생기면 위·식도 역류질환이 있다고 진단하며, 흔히 `식도염`이라 표현하기도 한다.

또 다른 비심인성 흉통의 흔한 원인은 근골격계 질환이다. 가슴은 여러 개의 뼈와 근육들이 연결되어 있는데, 가슴의 근골격계가 기침, 운동, 나쁜 자세, 집안 일, 전신 근골격계 질환 등으로 무리를 하게 되면 반복적인 통증이 오래도록 있을 수 있다.

위식도 역류질환의 원인을 찾기 위해서는 다양한 검사가 필요하다. 첫 번째로 위내시경을 통해 식도와 위의 모양을 관찰할 수 있다. 이 결과 식도에 상처들이 있다면 위·식도역류질환으로 진단하기 쉽다. 하지만 위·식도역류질환의 과반수는 내시경 결과가 정상이므로 내시경 결과가 괜찮더라도 위·식도 역류질환이 아니라고 단정 지어서는 안 된다. 치료 경과에 따라 식도 산도검사를 필요로 한다. 음식물을 삼키는 데에 불편함이 있다면 식도 내압 검사와 같은 정밀 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 심장초음파, 심전도, 혈액검사, 흉부엑스선 사진을 통해 심폐질환 여부를 확인 할 수 있다. 때로는 담석이 흉통을 유발할 수 있으며 식도염으로 오인될 수 있다.

치료의 근간은 약물이다. 하지만 약물치료 만으로 식도기능이나 모양을 근원적으로 정상으로 돌릴 수는 없기 때문에 완치가 아닌 관리의 개념이라고 할 수 있겠다. 치료의 근간이 되는 양성자 펌프 억제제(위산 억제제)는 공복에 복용해야 효과가 좋다. 약국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액체 현탁액은 효과는 빠르지만 효과가 오래가지 않는다. 약을 끊은 후에 재발을 경험할 수 있는데 이런 경우는 대개 수개월 이상의 장기간의 약물 치료가 필요하다.때로 약 효과를 위해서 의료보험기준보다 많은 양을 써야 하는 경우도 있다. 근·골격계 질환이라면 물리치료나 주사치료를 요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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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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