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수 기자가 찾은 맛집 35 대전 유성구 봉명동 부연부-딤섬

10년전 쯤 중국여행을 갔다가 맛본 중국 광동식 만두인 딤섬의 맛은 화려함 그 자체였다. 동그란 찜기 안에 담겨 나온 딤섬을 보고 감탄사를 연발했다. 사람의 손으로 어떻게 저렇게 예쁘게 빚을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화려하고 정교한 모습에 손을 대는 게 미안할 정도였다. 먹기 아까운 모양의 딤섬을 한 입 베어 무는 순간 입안에 육즙이 터지면서 새우의 진한 향이 퍼졌다. 이게 딤섬의 맛이구나.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맛 본 딤섬은 실망스러운 수준이었다. 특히 프리미엄 뷔페 같은 곳에서 맛 본 딤섬은 '무늬만 딤섬'이었을 뿐이었다. 육즙은 고사하고 퍽퍽하고, 무슨 맛인 지 가늠이 되지 않았다. 딤섬 맛에 대한 기대를 포기하고 있던 차에 한 지인이 대전에도 괜찮은 딤섬 전문점이 생겼다고 알려줬다. 유성 레전드 호텔 1층에 문을 연 중식 전문 레스토랑 '부연부'이다. 이 집의 주 메뉴는 딤섬이다. 종류만 해도 26가지에 달한다. 딤섬경력 26년차 중국 출신 요리사 리요티엔이 딤섬을 만드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다. 이 집이 자랑하는 딤섬은 새우가 잔뜩 들어간 하교, 부추와 새우기 어우러진 구채교, 돼지고기의 육즙이 살아있는 상하이소롱포, 돼지고기와 새우살의 조화가 뛰어난 소매 등 4가지이다.

작은 찜기 안에 담겨져 나온 딤섬은 모양새부터 남다르다. 마치 송편을 빚은 듯한 반달 모양의 하교와 구채교는 윤기가 좔좔 흐르고, 탱탱하다. 투명한 젤리모양의 피 사이로 먹음직스러운 새우살과 부추가 비친다. 한 입 베어 무니 쫄깃한 딤섬 피와 감칠맛이 강한 새우살이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씹을수록 통새우의 식감이 입안에 풍미를 전해준다. 우리네 찐만두와 흡사한 상하이소롱포는 또 다른 맛이다. 만두피를 반으로 쪼개자 진한 갈색의 육즙이 주르륵 흘러나온다. 작은 수저에 담긴 육즙을 후루룩 마시니 닭뼈를 푹 고아 우려낸 육수의 고소한 맛과 돼지고기의 감칠맛, 그리고 표고버섯의 향이 잘 어우러져 있다. 딤섬으로 입이 호사를 누렸다면 삼선짬뽕으로 배를 채우기를 권한다. 각종 해산물과 채소가 들어간 삼선짬뽕의 국물 맛은 웬만한 짬뽕 전문점보다 감칠맛이 훨씬 좋다.

△주소: 대전시 유성구 계룡로 141번길 21(봉명동 547-5) △전화번호: 042(826)8008 △메뉴:하교·구채교·소매·상하이소롱포 7000원, 삼선짬뽕 8000원, 쇠고기덮밥 1만원 △영업시간:오전11시-오후10시(연중무휴) △테이블 수:4인용 25개(30인 수용가능 연회석) △주차장:호텔 주차장 무료 이용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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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우살과 부추가 어우러진 구채교.
새우살과 부추가 어우러진 구채교.
 딤섬요리사 리요티엔씨가 즉석에서 딤섬을 만들고 있다.
딤섬요리사 리요티엔씨가 즉석에서 딤섬을 만들고 있다.

한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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