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선생님들이 교직 경력 중에서 가장 큰 변화가 뭐냐는 질문을 받는다면 모두들 뭐라고 대답하실까? 내게 가장 큰 변화는 바로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힐링을 받는다는 점이다. 늘어가는 학교 업무, 새롭게 변화하는 기술에 힘들어하며 스스로 실망감과 자괴감을 느낀다. 또 아이 한 명 한 명과 눈 맞추고 손가락 걸고 약속했지만 자기 아이 혼냈다고 학부모 카톡방에서 나를 욕하고 있다는 말을 듣고 속상한 마음에 한 시간을 울었다. 나는 이렇게 약하고 아프다.
하지만 17년만에 깨달은 명의는 내가 다시 작아지고 힘들어질 때 상처받은 나의 마음을 어루만져주고 약을 발라준다. 자기가 가장 아끼는 스티커를 하나 떼어 주고, 색종이로 접은 하트를 전해 주고, 종례 때 악수할 때 장난스럽게 손을 꼭 쥐고 놓지 않는 아이들. 우리 반 아이들의 눈빛과 웃음에서 나는 상처가 아물고 힐링 받으며 가슴 속에서 행복을 느낀다. 나를 보고 배시시 웃는 아이들의 미소를 보며 나도 따라 미소를 짓고 오늘도 치료 받고 새 살이 돋는 걸 느낀다. 모두가 나를 치료해주는 명의인 이 아이들에게 작은 보답을 한다면 이 역시 나의 미소와 사랑이 아닐까 한다.
나는 오늘도 내 마음의 상처를 치유받기 위해 명의를 만나러 가고, 나 역시 치유받은 그 힘으로 아이들에게 내 사랑과 미소, 정성을 나누어준다. 우리는 서로를 그렇게 보듬고 사랑하며 하루 하루 서로 치료해주며 살아간다.
김지영 대전 산서초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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