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우외환 충남대 현주소 진단 ② 각종 지표 낙제점

경북대, 부산대, 전남대 등과 함께 4대 지역 거점 국립대학으로 불리며 충청권의 거점 대학 역할을 하던 충남대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교육의 질과 직결되는 전임교원 확보율, 학생 1인당 교육비, 장학금 등 각종 지표에서 타 거점국립대학과 비교해 경쟁력이 하락하며 지역거점국립대학이라는 호칭이 무색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26일 대학정보공시사이트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충남대는 교육환경을 나타내는 각종 지표에서 다른 거점대학보다 낮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재학생을 기준으로 한 전임교원 확보율의 경우 충남대는 67.6%에 그쳐 전남대 85.1%, 전북대 75.8%, 부산대 73.7%, 경북대 70.6%보다 현저히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전임교원 확보율이 저조하다 보니 충남대 전임교원 1명이 담당해야 하는 학생 수는 전남대 22.6명, 전북대 25.3명, 부산대 25.8명, 경북대 27.5명보다 많은 29.2명에 달했다. 이는 2012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5명보다 2배 많은 수치로, 지난 해 국·공립 대학 평균인 26.6명도 웃돈다.

학생을 위한 투자에 있어서도 낙제점을 면치 못하고 있다. 충남대가 연간 학생 1명에게 투입하는 교육비는 1309만 원으로 전북대 1467만 원, 부산대 1408만 원, 경북대 1369만 원, 전남대 1336만 원보다 적다. 충남대의 재학생 1인당 장학금도 평균 등록금의 58.7%에 해당하는 243만 2000원에 그쳐 부산대 275만 4000원(65.0%), 경북대 270만 7000원(62.8%), 전남대 263만 4000원(64.2%), 전북대 243만 7000원(59.3%)을 밑돌았다.

충남대가 모두 달성했다고 강조하는 5대 정부재정지원사업에서 지원받은 금액도 지역 거점국립대별로 비교하면 부산대 300억원, 경북대 252억원, 전북대 216억원, 전남대 184억원보다 적은 173억원에 그친다.

전반적인 지표에서 다른 거점국립대보다 뒤쳐지며 충남대 학생들의 수업 만족도나 각종 지원프로그램에 대한 만족도는 낮아지고 있다.

충남대 4학년에 재학 중인 A씨는 "전공 교수의 수업준비가 제대로 안 돼 있거나 강의계획서조차 올려주지 않을 때는 화가 나지만 막상 강의평가나 만족도 설문조사를 해도 개선되는 것이 없어 허탈할 때가 많다"며 "지역 거점국립대라고 하면 그 지역에 주는 무게감이 있어야 하는데 학생들이 혜택을 체감하지도 못하는 정부재정지원사업에 선정됐다고 홍보하는 것을 보면 지역의 일반대학과 다를 게 뭐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대전권 대학의 한 교수는 "충남대는 그 동안 대전·충남을 대표하는 대학으로 맏형노릇을 해왔지만 최근 10년 사이 지역거점대가 짊어져야 할 무게에 대해 인식을 잘 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며 "수도권과 가까워 우수한 교수나 학생을 빼앗길 수 밖에 없는 지리적 여건을 이겨내기 위해서라도 수도권 대학과의 경쟁을 목표로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예지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김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