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우외환 충남대 현주소 진단 ① 위상 추락

◇충청권의 거점국립대학으로 지역 대학들의 맏형 역할을 했던 충남대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교육부의 5대 재정지원사업에 모두 선정됐다고 대대적인 홍보를 벌였으면서도 정작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는 낙제점에 가까운 C등급을 맞은 것은 학내 구성원의 조롱어린 시선마저 불러일으키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수업, 학생지원 프로그램 등에 대한 학생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밖으로는 각종 지표에서 다른 거점대학에 뒤쳐지는 모습이 드러나며 충청권 거점대학이라는 타이틀을 바라보는 지역사회의 시선도 싸늘하다. 위기에 놓인 충남대의 현 상황을 짚어보고 충청권 거점국립대로서의 역할을 되살릴 수 있는 대책을 살펴봤다.

◇올해 첫 시행된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충남대가 C등급을 받으며 가까스로 재정지원제한을 벗어나 대대적인 대학구조개혁이 시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정부재정지원사업에 대거 선정됐으면서도 대학평가에서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 학생, 교수 등 학내구성원들에게 `속 빈 강정`이라는 지탄을 받고 있다. 구성원들은 대학평가준비에 있어 너무 안이하게 대응하지 않았냐는 지적도 일고 있다.

충남대는 올해 대학평가 최종결과에서 C등급을 받았다. 지방거점 국립대 10개교 중 D등급을 받은 강원대를 제외하고 C등급을 받은 거점대는 경북대와 단 둘 뿐이다. 이번 평가에서 A등급을 받은 대학은 34개교, B등급을 받은 56개교로 사실상 충남대는 최소 90위 밖으로 밀려났다. 간신히 재정지원제한 대학을 빗겨간 셈이다. 반면 같은 권역인 충북대는 A등급을 받아 서울대, 전북대, 전남대와 함께 A등급 4개 대학에 이름을 올렸다.

충남대 구성원들은 이번 평가 결과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교육부의 5대 재정지원사업인 대학특성화사업(CK), 학부교육선도대학(ACE), 고교교육 정상화 기여 대학 지원, 두뇌한국(BK21), 산학협력선도대학(LINC) 등의 그랜드슬램을 달성해 총 186억원을 지원받고 있는데도 대학평가에서는 낙제점에 가까운 C등급을 받았기 때문이다.

충남대가 초라한 성적표를 받게된 것은 정부재정지원사업 준비에 치중하는 동안 정작 평가 준비에는 안일하게 대응한 탓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대학평가 기준이 된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최근 3년 동안 학교당국차원에서의 전반적인 교육 질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충남대는 이번 대학평가지표 중 4개 항목 12개 지표 중 학생지원항목에서 감점을 받았다. 학생학습역량지원지표와 진로 및 심리상담지원지표에서 100점 만점 중 50점 안팎의 점수를 받았고 취·창업지원지표에서는 70점대를 받았다. 2012년부터는 교육과 연구지원 분야의 예산을 대폭 삭감하고 교양과목 폐강기준을 상향하면서 한 강의에 수강인원이 몰려 수업관리 지표에서도 좋지 못한 점수를 받게 됐을 것이라는 게 대학 관계자의 설명이다. 충북대의 경우 2011년 `구조개혁중점추진국립대학`에 포함된 이후 평가지표 개선에 중점을 두고 꾸준히 자체적인 대학구조개혁을 펼쳐왔다. 그 결과 4개 항목 12개 평가지표 중 전임교원확보율, 교사확보율, 교육비환원율, 학생평가 등 7개 평가지표에서 만점을 받았으며 나머지 평가지표에서도 95점 이상의 점수를 받았다.

대학평가를 담당했던 한 충남대 관계자는 "충남대는 그 동안 비교과목보다 교과목을 중심으로 주요 학사 프로그램을 구성해왔고 그러다 보니 이번 대학평가에서 추구하는 기준과는 다소 상이해 좋지 않은 결과를 받게 된 것 같다"며 "재정지원사업에서는 대거 선정됐지만 대학평가는 그 동안 추진해온 재정지원사업의 선정 기준과는 다르기 때문에 비교적 낮은 등급을 받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대욱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