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술을 움직이고 혀를 차다`라는 뜻으로, `혀를 놀려 사람을 현혹시킴`을 비유한다. `장자(莊子)`의 `도척`편에서 유래했다. `공자`는 `유하계(柳下季)`의 동생 `도척`을 교화시키러 가려하자, `유하계`는 이를 만류했다. 그러나 `공자`는 `유하계`의 말을 듣지 않고 제자와 함께 마차를 타고 `도척`을 보러 갔다.

`공자`는 마차에서 내려 앞으로 가서 문지기에게 말했다. "나는 노(魯)나라 사람인 `공구(孔丘)`인데, 장군의 높은 뜻을 듣고 삼가 예를 갖추어 찾아뵙고자 합니다(聞將軍高義, 敬再拜謁者)." 문지기가 들어가 `도척`에게 알리자 `도척`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희번덕거리며 머리카락이 곤두서서 관을 찌를 정도로 크게 화가 나서 말했다. "이 자가 바로 노나라의 위선자인 `공구`가 아닌가? 너는 내 말을 `공구`에게 전하라. `너는 없는 말도 만들어내고, 함부로 문왕과 무왕을 들먹이며, 장식이 번잡한 모자를 쓰고 소가죽 띠를 허리에 두르고, 말도 많고 헛소리만 한다. 게다가 너는 농사도 짓지 않고 먹기만 하고, 베도 짜지 않고 옷은 입기만 하면서, 혀만 놀리고 멋대로 분란만 일으키며 군주를 미혹되게 했다(不耕而食, 不織而衣, 搖脣鼓舌, 擅生是非, 以迷天下之主). 또한 너는 세상의 선비들로 하여금 자연스런 본성으로 돌아가지 못하게 하고, 허망한 효과 우애를 표방하여 관직에 나가거나 부자가 되는 요행을 바라게 한 자이다. 너의 죄는 너무나 크고 무거우니 빨리 돌아가라! 그렇지 않으면, 나는 너의 간을 점심으로 먹겠다.`"

요즘 지켜보기 민망한 일이 너무나 많다. 그러면서도 지도자들은 지리멸렬한 공방을 계속하니 민초들만 고단하다. 말만 번지르르하게 하면서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취업청탁과 이권개입, 성추행, 폭행 같은 짓을 거침없이 하면서 민생에는 도대체 관심이 없다. 자신의 이익만 생각하며 국론분열에 앞장선다. 그러다가 하루아침에 `도척` 앞의 `공자` 처지가 될 줄 모르는 듯하다. 충남대국제화사업단·중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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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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