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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칼럼] 대북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2015-10-23기사 편집 2015-10-23 11:3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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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장거리로켓 발사 중단 이어 이산가족상봉 등 관계 개선 신호 정부 당국회담 개최 이끌어야

대북 전략적 접근은 남북관계를 주도하면서 한반도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나아가 평화통일의 토대를 구축하는 접근방식이다. 박근혜 정부는 출범 후 과연 대북 전략적 접근을 해 왔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북한은 당 창건 70주년을 전후로 장거리 로켓을 발사하지 않았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열병식 연설에서 핵과 미사일을 한 차례도 언급하지 않았다. '인민'은 90회 이상 언급했다. 인민 중시와 핵·미사일 언급 자제는 중국과 국제사회에 논란의 여지를 주지 않겠다는 전략적 접근으로 보인다. 국정원은 북한이 장거리 로켓을 발사하지 않은 것은 중국의 반대와 준비 부족이라고 했다. 북한은 네 차례의 인공위성과 한 차례의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경험이 있다. 연초부터 로켓 발사를 준비해 왔다. 갑작스런 기술적 준비 부족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시험을 중단시킬 수 있는 나라는 미국과 중국밖에 없다. 압박과 제재를 통한 북한의 핵과 미사일 시험을 중단시킨 사례는 없다.

북한과 중국은 류윈산 정치국 상무위원의 방북을 동시에 발표했다. 시진핑 주석은 류윈산 상무위원의 방북시점에 맞춰 '우호·협력 강화'가 담긴 대북축전을 공개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류윈산 상무위원의 방북 당일 늦은 밤에 류윈산을 접견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피로써 맺어진 조중 우호를 실천으로 계승·발전시켜야 함을 강조했다. 류윈산 상무위원은 김정은 제1비서를 수반으로 하는 노동당의 지도하에 강성국가 건설 위업을 높이 평가했다. '한반도의 평화·안정과 비핵화,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의 대한반도 정책 3원칙도 분명히 했다. 갑작스런 북중관계의 변화는 양측 간 물밑 접촉의 결과로 보인다. 중국은 북한에게 '혈맹관계 복원'을 선물하고 북한은 중국에게 '로켓발사 잠정 중단'을 선물한 듯하다. 미국의 아시아 회귀정책에 대한 중국의 대응론은 북한이 '부채'가 아니라 '전략적 자산'이다. 중국이 북한과의 혈맹국가를 선택한 것은 향후 대북압박·제재가 아닌 대화·협력을 통해 미국의 아시아 회귀정책에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16일 워싱턴에서 한미정상회담이 열렸다. 양 정상은 북한문제에 대한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대화보다 압박에 무게중심을 둔 공세적인 공동성명이었다. 북한이 열병식에서 수위를 조절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한미정상이 북한문제만을 가지고 공동성명을 채택한 것은 이례적이다. 북한이 국방위원회나 조국평화통일위원회와 같은 공식기구를 통해 반발하지 않은 것도 이례적이다. 북한은 지난 17일 외무성 성명을 통해 미국에게 평화협정 논의를 제안했음을 공개했다. 북핵문제를 희석시키면서 평화협정 문제를 부각시키려는 의도로 읽힌다. 미국의 반응은 냉담하다. 성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의회청문회에서 평화협정보다 북한의 비핵화가 우선임을 분명히 했다. 평화협정 논의를 거부한 셈이다. 성김 대표는 지난 9월 장소와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북한과의 직접대화를 분명히 했다. 미국은 북한과 평화협정 논의만 하지 않겠다는 것인지, 대화 자체를 하지 않겠다는 것인지를 분명히 해야 한다.

남과 북은 지난 20일부터 금강산에서 이산가족상봉을 착실히 진행하고 있다. 민간급의 교류도 확대될 조짐이다. 특히 민간급의 행사에 당국자의 참여는 긍정적이다. 그러나 8·25 합의 제1항 당국회담에 대한 북한의 공개적인 반응은 없다. 남북한 모두 12월은 한 해를 총결산해야 하기 때문에 바쁘다. 당국회담의 적기는 11월이다. 북한은 당국 예비회담으로 갈지, 곧장 당국회담으로 갈지, 당국회담과 별개로 금강산관광 재개 실무회담으로 갈지 고민할 듯하다. 남북노동자통일축구대회와 한·중·일 정상회담, 유엔의 대북인권결의 등이 당국회담의 변수로 작용할 듯하다. 북한을 당국회담으로 이끌어 내면서 8·25 합의 이행을 추동하는 것은 박근혜 정부의 전략적 접근에 달려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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