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공이 용을 좋아한다`라는 뜻으로, `겉으로는 좋아하는 듯하나 실제로는 두려워함`을 비유한다. `유향(劉向)`의 `신서(新序)`중 `잡사(雜事)`에서 유래했다.

`자장(子張)`이 노(魯)나라의 `애공(哀公)`을 찾아갔으나, 이레가 지나도록 `애공`은 `자장`을 만나주지 않았다. `자장`은 `애공`의 하인에게 말을 전해달라고 했다. "저는 왕께서 인재를 좋아하신다는 말을 듣고, 천 리를 멀다 하지 않고 서리와 이슬, 티끌과 먼지를 무릅쓰고 먼 길을 굳은살이 박이도록 쉬지 않고 뵈러 왔습니다. 그런데 이레가 지나도록 만나 뵐 수가 없으니, 왕께서 인재를 좋아하신다고 하지만 사실은 `섭자고(葉子高)`가 용을 좋아하는 것과 매우 흡사합니다(君之好士也, 有似葉公子高之好龍也). `섭자고`는 용을 좋아하여 허리띠에도 용을 새겨 넣고, 도장에도 용을 새겨 넣고, 집의 온갖 장식에도 용을 새겨 넣었습니다. 그리하여 하늘에서 용이 `섭공`이 용을 좋아한다는 말을 듣고 직접 내려와, 머리는 창문으로 밀어 넣고 살펴보며 꼬리는 마루로 늘어뜨리고 있었습니다. `섭공`은 이를 보고 모든 것을 버리고 뒤돌아 달아났는데, 혼비백산하여 얼굴빛이 새파랬습니다. 이처럼 `섭공`이 좋아했던 것은 진짜 용이 아니라, 사이비(似而非) 용을 좋아했던 것입니다. 제가 임금께서 인재를 좋아하신다는 말을 듣고 천 리를 멀다 하지 않고 뵈러 왔는데, 이레가 지나도록 만나 뵐 수 없으니 왕께서 좋아하시는 것은 인재가 아니라 사이비 인재를 좋아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떠납니다." 최근 일본은 유네스코가 남경대학살 자료를 세계기록물로 등재하기로 결정하자, 이에 발끈하여 "지원금을 끊겠다"고 했다. 앞서 미국은 지난 2011년 유네스코가 팔레스타인을 공식회원으로 승인하자, 이스라엘과 함께 출연금을 동결시켜 현재 유네스코는 일본의 돈에 크게 의지하는 상황이었다. 일본이나 미국이나 사이비 용(龍)에 빠진 `애공`과 다를 바 없다. 두 나라가 외치는 정의와 인권 수호라는 말이 공허하게 들린다. 충남대국제화사업단·중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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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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