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정자씨, 77세로 최고령 바리스타 도전… 마지막 실기시험 앞둬

"노인들이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산수(傘壽)에 가까운 나이에 바리스타를 도전하는 이가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올해 77세인 임정자 <사진>여사. 임여사는 최근 커피 바리스타 2급 자격증 필기를 통과하고 오는 15일 실기시험을 앞두고 있다. 바리스타 시험 준비에 한창 열을 올리고 있는 임여사는 요즘처럼 재미난 때가 없다고 설명했다. 노인들도 배움을 통해 얼마든지 제 2의 인생을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임여사는 "대전시민대학에서 강의를 듣게 되면서 자격증 취득에 도전하게 됐는데 커피에 대해 하나씩 배워가면서 알아가는 재미를 느끼고 있다"며 "100세시대가 도래하면서 노인들도 예전처럼 집에만 머무는 것이 아닌 사회에서 활동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고 말했다.

임여사는 1939년 대전에서 태어나 일제치하에서 유년시절을 보냈다. 한국전쟁을 거쳐 1964년에 국가공무원 4급 시험에 합격, 19년 간 대전에서 행정공무원으로 공직에 몸을 담았다. 퇴직 후에는 자영업을 하다 지난 2010년 사회복지사, 보육교사 2급 자격증을 취득하고 사회복지시설에서 봉사를 해오고 있다.

임여사는 삶을 `도전과 성취의 연속`이라고 표현했다. 이유는 퇴직 후 취득한 자격증이 10여개에 달하기 때문. 어렸을 적 취득한 미용사 자격증에서부터 사회복지사, 종이접기 사범자격증, 노인상담사, 아동한자지도사자격증 등 다방면의 도전을 통해 성취를 이뤄냈다. 바리스타에 도전하게 된 계기도 이와 궤를 같이한다. 임여사가 살아왔던 도전과 성취의 삶을 그대로 고수해온 것 뿐이다.

임여사는 "퇴직 후에 다방면에 관심이 많아 자격증을 하나 둘씩 취득하기 시작했는데 얼마 전 헤아려 보니 10개에서 15개 정도 자격증을 취득해 스스로도 놀랐다"며 "자격증 취득에만 그치지 않고 2012년부터는 동아리 활동과 사회복지시설에서 봉사를 하면서 재능기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여사의 이번 바리스타 도전기는 특별하다. 노인들의 생활문화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이 있을까 고민하던 중 실버카페를 차린다면 노인들의 일자리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 임여사는 바리스타자격증을 취득한 후에는 함께 공부한 학우들과 함께 실버 카페를 차릴 계획이다.

임여사는 "지역에서 노인들이 경제적·사회적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이 그리 많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바리스타에 도전해 카페를 차리게 된다면 노인들의 생활문화 개선이나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해 도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유아교육분야에도 관심이 많아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한 후에는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며 "지자체에서도 노인들의 생활문화 개선을 위해 관심을 많이 기울여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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