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와 영국의 국제노인인권단체 '헬프에이지 인터내셔널'이 발표한 '2015년 세계노인복지지표'(GAWI)를 보면 한국의 노인복지 수준이 세계 96개국 중 60위이다. 지난해 50위에서 10계단 하락했다. 세계노인복지지표는 헬프에이지가 소득보장, 건강상태, 역량, 우호적 환경 등 4가지 영역 13개 지표를 종합적으로 측정해 2013년부터 매년 발표해 오고 있다. 한국은 100점 만점에 44점을 얻었다.

4개 영역 가운데 소득보장 부문과 우호적 환경 부문 점수는 아시아 지역 평균에도 미치지 못했다. 특히 소득보장 부문(24.7점)은 82위로, 세계 최하위 수준이다. 한국의 노인 빈곤율이 49.6%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2.1%의 4배 이상인 것을 감안할 때 당연한 결과로 볼 수 있다. 세계노인복지지표 1위 국가는 스위스였고 이어 노르웨이, 스웨덴, 독일, 캐나다 등이 5위 안에 이름을 올렸고 일본은 8위, 미국은 9위를 기록했다. 한국은 아시아에서 태국(34위), 베트남(41위), 스리랑카(46위), 필리핀(50위), 중국(52위) 등에도 밀렸다.

우리나라의 경우 노년을 위한 사회안전망이 부실하다. 빈부격차가 심해지고 사회보장제도도 허술한 탓에 한국인들은 은퇴 후에도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일에 매달려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보건복지부의 '2014년 노인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의 28.9%가 생계 때문에 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장년층의 은퇴 후 연금지급 개시 시점까지의 공백과 낮은 연금도 노인 빈곤의 한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가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노인문제가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다. 65세 이상 노인 빈곤율과 노인 자살률이 각각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1위라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갈수록 노인들은 핵가족화와 무한경쟁, 복지 사각지대에서 신음하고 있는데 이를 방치해서는 안 된다.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등 공적연금에서 노인이 배제되는 사각지대를 없애는 등 사회안전망을 좀 더 촘촘히 구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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