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14주이상 접종 권장 65세이상 폐렴 재접종 필요

유병연 건양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유병연 건양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지난 2009년 3월 멕시코에서 시작된 신종 인플루엔자는 북미 대륙에서부터 유럽, 아시아로 번지는데 불과 1개월 밖에 걸리지 않았고 단 6개월 만에 전 세계로 퍼져나가 사람들을 공포에 떨게 만들었다. 결국 1년 남짓한 기간 동안 전 세계적으로 1만 8000명, 국내에서도 250여 명이 사망하는 충격적인 상황이 벌어졌다.

이렇게 세계가 1일 생활권에 들어간 요즘 지구 반대쪽에서 발생한 질환도 언제 우리나라에서 발생할지 알 수가 없다. 또한 과거에는 문제가 되지 않던 질환도 선천적인 면역을 획득할 기회가 없어져서 집단적인 질병이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예방접종은 어린아이들만 하는 것이 아니라 성인도 해야 할 뿐만 아니라 세계 도처로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은 미리 대처를 해야 할 것이다.

요즘 많은 사람들이 예방접종을 하고 있으며 지금이 예방접종을 해야 할 적기이다. 인플루엔자로 인한 사망의 80% 이상이 65세 이상의 나이에서 발생한다. 그러나 신종플루는 소아를 비롯한 젊은 층에서 주로 발생했다. 따라서 가능한 모든 연령층에서 접종을 해야 한다. 임신 초기(3개월)는 접종을 피해야 하지만 유행시기에 임신14주 이상은 접종을 권장하고 고위험군 임신부는 유행시기 이전에 개월 수에 관계없이 접종을 권장한다. 이 백신은 매년 접종해야 한다.

노인 인구가 늘어나며 폐렴 또한 사망률이 높은 위험한 질환이다. 이 폐렴구균 예방접종은 모든 폐렴을 일으키는 균을 다 예방하는 것이 아니고 폐렴구균에 의한 것만 예방하는 것이다. 65세 이상의 노인에게 1회 접종이 권장된다. 이전에 접종을 받았으나 65세 이전에 접종했고 5년 이상 경과한 경우는 1회에 한해 재접종을 하는 것이 권장된다. 이외에 만성신부전, 신증후군, 무비장증 등 면역저하 환자들은 접종 후 5년 지난 후에는 재접종이 권장된다. 최근 20-30대 젊은 층의 A형간염 발병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2000년 이후 발생한 급성바이러스 간염 원인 중 1위를 차지했다. 아직까지 특정한 치료제가 없어 개인위생관리와 함께 백신접종이 주요한 예방법이다. 특히 20-30세 연령대 대부분은 자연면역 획득도 안됐고 예방접종으로 인한 면역도 없는 상태여서 감염가능성이 높아 A형간염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 이 백신은 6-12개월 간격을 두고 총 2회에 걸쳐 접종하며 접종 후 대부분 항체가 생성되고 20년 정도 그 효과가 지속된다. A형 간염 항체가 없는 소아나 20-30대 성인, 특히 군대 생활 같이 집단생활을 하는 경우, 만성 간질환자는 반드시 접종이 필요하다.

국내 연구에 따르면 41세 이상 인구에서 파상풍의 경우 90% 이상, 디프테리아는 50-79%에서 면역항체가가 낮아서 추가 또는 재접종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더불어 최근에 백일해 발생이 지속되고 있으며 영아에서 백일해는 대부분이 영유아를 돌보는 성인(특히 할머니, 할아버지)에서 전파돼 발생한다. 또한 만성기침을 호소하는 환자들에서 백일해균이 원인으로 보고되고 있기 때문에 성인용 파상풍·디프테리아·백일해(Tdap)를 Td 스케쥴 중 한 번을 대치해 접종하도록 한다. 치사율이 높다고 알려진 수막구균 뇌수막염 예방접종도 필수항목이 됐다.

여러 가지 백신을 소개하였으나 이름 그대로 예방 접종이다. 예방 접종하면 병에 안 걸리는 것이 아니다. 평소에 공중위생에 늘 주의를 기울여야 질병을 예방하고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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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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