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암

건양대병원 류기현 교수가 ERCP(내시경 역행 췌담관 조영술)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건양대 병원 제공
건양대병원 류기현 교수가 ERCP(내시경 역행 췌담관 조영술)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건양대 병원 제공
우리 몸에서 음식물의 소화와 흡수에 필요한 소화효소를 생산하는 췌장은 인슐린과 같은 호르몬을 분비해 혈액 내 당수치의 항산성을 유지하는 기능도 하고 있다. 이런 췌장에 문제가 생기게 되면 십이지장과 위로 흐르는 소화효소에 영향을 줘 몸에 이상신호가 발생하게 된다. 특히 췌장암의 경우 매년 발생자수가 증가하는 양상을 보여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건양대병원 소화기내과 류기현 교수의 도움말을 통해 췌장암의 발생 원인과 치료방법 등을 알아본다.

◇췌장암 매년 발생자수와 사망자수 증가=췌장암은 췌장내에서 발생한 악성 종양 덩어리를 말한다. 췌장 종양의 종류로는 주로 낭성 종양의 형태를 띠는 양성 종양과 흔히 췌장암으로 불리우는 악성 종양이 있다. 췌장암은 진행함에 따라 인접한 주위 조직이나 장기를 침범 하기도 하고 림프관을 따라 림프절 전이를 일으키기도 한다. 혈관을 따라 멀리 떨어진 장기에 원격 전이되기도 한다. 췌장암은 종류에 따라 췌관선암종이 90% 정도를 차지하고 그 이외에 드물게 선방세포 암종과 스티브잡스로 인해 많이 알려진 신경내분비 종양이 발견된다.

췌장암은 매년 발생자수나 사망자수가 지속해서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2012년 발표된 암등록통계 자료를 보면 93년 이후 대부분의 암을 진단받은 환자 중 5년 생존률이 점차 증가하는 방면 췌장암의 경우는 큰 변화 없이 지속적으로 낮은 생존률을 유지하고 있다. 이런 추세는 국내 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미국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면 2030년이 되면 폐, 기관지암에 이어 생명을 위협하는 암으로써 췌장암이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흡연과 비만, 육류섭취 등이 췌장암 유발하기도=췌장암의 3분의 1 정도는 흡연에 의한 것이라는 연구들이 있으며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담배를 피우지 않은 사람에 비해 췌장암에 걸릴 위험이 1.7배라고 한다. 흡연을 할 경우 상대 위험도가 2-5배로 증가하며 금연을 시작하고도 10년 이상이 지나야 위험도가 비흡연자만큼 낮아진다. 비만도 원인이 될 수 있는데 정상체중에 비해 여자는 37%, 남자는 3배 이상 높다고 한다. 붉은 고기, 햄 베이컨 소시지와 같은 가공육류와 지방함량이 높은 음식이 췌장암의 발생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보고되기도 한다.

췌장암 예방을 위해서는 육류보다 채소와 과일을 충분하게 먹고 균형 잡힌 식사를 하는 것이 좋다. 또한 단음식과 탄음식을 먹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만성 췌장염은 췌장암의 중요한 위험인자 중 하나이다. 당뇨병은 췌장암의 원인이 되기도 하고 췌장암이 발생한 환자에게 있어 동반되기도 한다. 유전적 소인에 의한 췌장암의 발생은 약 10% 정도를 차지한다고 알려져 있다. 가족성 췌장암 환자들에서 특별한 유전적 이상이 확인된 바는 없지만 다른 악성 종양 없이 한 가계에서 3대에 걸쳐 췌장암이 발생한 사례도 있다.

◇배와 등쪽 통증이 계속되면 췌장암 의심해봐야=췌장암의 증상으로는 복부통증이 가장 많다. 배 뒷부분이나 오른쪽 윗배에서 통증이 시작되며 등쪽으로 통증이 점점 퍼져나가는 양상을 보인다. 처음에는 통증이 가끔씩 보이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통증도 점점 심해진다. 췌장암 초기, 암이 진행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속이 더부룩하고 불편하다` `소화가 안 된다` `명치가 아프다` `변비가 심해졌다` 등의 증상을 호소한다. 다른 증상으로 황달이 나타날 수 있는데 황달은 췌장머리 부분에 위치한 종양이 총담관을 폐쇄해 담즙의 흐름을 막아 혈액내 빌리루빈 수치가 높아져서 생긴다. 소화장애의 경우 일반적인 상부 위장관 검사를 포함한 다른 소화기 검사에서 별다른 이상이 발견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암종이 췌관을 막아 소화 효소가 장관으로 분비되지 않아 생기는 증상이다. 심하면 물 위에 뜨는 옅은 색의 기름지고 양이 많은 변을 보게 된다. 뚜렷한 이유 없이 몇 달에 걸쳐 체중이 감소하는 것도 췌장암 환자에게 흔한 증상 이다. 이밖에 혈당의 상승이 관찰되며 암이 생기면 전에 없던 당뇨병이 나타나거나 기존의 당뇨병이 악화되기도 한다.

◇수술과 항암화학요법 등 통해 치료=췌장암은 일반혈액검사를 통해 황달 및 췌장효소수치의 변화가 있는지 먼저 살펴본다. 복부 초음파 검사는 통증이 있거나 황달이 있는 환자에서 일차적으로 시행되는 검사이다. 그러나 췌장이 복부 깊이 위치해 관찰이 힘들고 환자의 비만도, 장내 공기 등에 의한 검사 상 제약이 있다. 컴퓨터단층촬영은 초음파 검사보다 췌장암을 진단하거나 병기를 측정하는데 더 유용하다. 검사자에 따른 오류가 적으며 병변을 객관적으로 관찰할 수 있고 영상이 더 세밀해 1㎝정도의 암도 발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치료방법은 여러 진단방법을 통해 설정된 병기와 환자의 나이,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해 정한다. 췌장암에서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유일한 치료법은 수술이지만 이런 수술이 가능한 환자는 20% 정도에 불과하다. 수술법은 암이 췌장내에 국한돼 있는지와 주변 구조물로의 침윤여부를 고려해 결정 하게 된다.

항암 화학요법은 암세포에 대한 독성을 나타내는 약물을 일정한 주기로 체내에 투여하는 치료요법이다. 암이 진행돼 수술적 요법이 어렵거나 수술 후 남아 있을지 모르는 암세포를 억제하기 위해 시행된다. 방사선 치료는 수술적 절제가 불가능 하지만 전이가 없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다. 항암 화학요법과 동시에 시행되는 경우가 있고 수술 중에 방사선을 조사하기도 한다.

또한 뼈 등의 전이병소에도 조사(照射)가 가능하다. 통증의 완화를 위해 주로 사용된다. 증상치료 요법으로 담관폐쇄시 담관내에 인공관을 삽입 하기도 하고 통증이 심한 경우 복강신경절의 신경마취를 하기도 한다. 인상준 기자

도움말=류기현 건양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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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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