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수 기자가 찾은 맛집 - 32 대전 문화동 대동순대-막창순대

중고등학교 시절 대전 중앙시장에서 먹던 순대 맛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커다란 솥에서 꺼낸 순대를 소금에 살짝 찍어 먹는 맛은 그야말로 최고였다. 그런데 돼지 창자로 만든 순대는 냄새가 나고, 보기 흉하다는 이유로 공장식 순대에 밀리면서 이제는 직접 순대를 만들어 파는 음식점들도 많지 않다.

대전에서 20여년동안 수제 순대만을 고집하는 음식점이 있다. 대전시 문화동 문화육교 근처에 위치한 대동순대(대표 심순금)이다. 이 집은 하루건너 한 번씩 옛방식 그대로 순대를 만들고 있다. 이 집에서만 맛볼 수 있는 순대는 막창순대. 돼지 창자의 끝부분인 막창은 고소하고 쫄깃한 식감이 강해 구이용으로 인기를 끄는 부위이다. 이 집은 비싼 막창을 과감하게(?) 순대 창자로 사용하고 있다. 접시에 담겨 나오는 막창순대는 푸짐하다. 그리고 막창순대의 사이즈에 놀란다. 직경이 4cm에 달한다. 막창의 두께도 두툼하다.

막창 안에는 두부, 당면, 양파, 양배추와 선지를 섞어 만든 소가 꽉 차 있다. 커다란 막창순대를 입에 넣으면 그 쫄깃함은 상상 이상이다. 한 번 씹을 때마다 육즙이 흘러나와 입안에 가득 고인다. 막창의 고소함은 담백한 순대 소와 어우러지면서 훨씬 풍부한 맛을 낸다. 소가 씹힐 때마다 양배추의 달큼함, 두부와 당면의 담백함이 느껴진다. 선지가 많이 들어가지 않아 퍽퍽하거나 텁텁하지 않다.

이 집 막창순대는 냄새도 거의 나지 않는다. 재료(막창)도 신선한데다 깨끗하게 손질하기 때문이란다. 논산도축장에서 가져온 막창은 일일이 수작업을 통해 창자 위에 붙어 있는 기름덩어리를 제거한 뒤 막창을 뒤집어 굵은소금으로 박박 문지른다. 곱창 안에 들어있는 곱을 없애기 위함이다. 깨끗하게 세척된 막창에 간수를 완전히 뺀 두부, 선지, 당면, 양배추, 양파 등 갖은 재료를 넣은 뒤 마늘, 생강, 후추, 소금 등으로 양념을 해 맹물에 1시간정도 삶는다. 육수에 삶지 않고 맹물에 삶는 이유는 순대의 깔끔한 맛을 위해서란다. 하루 정도 냉장고에 숙성을 시킨 막창순대는 이튿날 손님상에 오르기 전에 팔팔 끓는 육수에 5분 정도 데운다. 순대와 함께 나오는 돼지혀, 머리고기, 곱창, 오소리감투(위), 새끼보 등 내장도 푸짐하다. 이 집 순대국밥은 담백하다. 돼지엉덩이뼈와 머리뼈 등만을 넣어 하루종일 끓여 뿌옇게 우려낸 육수는 느끼하지 않고 깔끔하면서 가벼운 느낌이다.

△주소: 대전시 중구 서문로 43번길 70(문화동 284-53) △☎042(584)2928 △메뉴:막창순대 1만5000원, 순대(大) 1만2000원, 순대국밥 6000원 △영업시간:오전11시-자정(둘째, 넷째주 일요일 휴업)△테이블 수: 4인용 6개 △주차장: 가게 앞 도로 무료주차장 이용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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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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