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취약 3개동 모두 전소, 붕괴위험 등 진화 어려워

5일 천안의 한 종이컵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가 급속히 번진 것은 불에 취약한 샌드위치 판넬로 인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날 전소된 3개 동 모두가 샌드위치 판넬 구조로 된 건축물이다. 불은 가장 안쪽에 있는 단층짜리 공장 건물에서 시작됐다. 하지만 시뻘건 화염이 다른 곳으로 옮겨 붙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주변에 놓여있던 펄프로 옮겨 붙더니 이후에는 샌드위치 판넬로 된 건물 벽면 등에 옮아 불은 삽시간에 번졌다. 소방당국이 진화에 나섰지만 결국 나머지 단층짜리 공장 1개 동과 4층짜리 사무실 1개 동 모두 불에 탔다.

소방당국은 공장이 샌드위치패널 구조로 돼 있는데다 종이컵 완제품과 원자재가 불에 타면서 초기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공장 공터에 쌓아둔 펄프에도 불이 붙어 장비로 끌어내가며 진화 작업을 하는 바람에 완전 진화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렸다. 현장에서 만난 한 소방관은 "가장 안쪽 건물에서 시작된 불이 펄프와 건물로 옮겨진 뒤 샌드위치 판넬을 타고 순식간에 번진 것으로 보인다"며 "화재 시 뿜어져 나오는 유독가스 등으로 진화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샌드위치 판넬은 저렴하고 시공이 좋은 건축재료로 사용해 돼 인기를 끌고는 있지만 화재에 취약한 스티로폼으로 시공된 건축물인 만큼 불에 취약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샌드위치 판넬이 불에 타면 발생한 유독가스와 추가 건물 붕괴 위험 등으로 인명 구조나 진화작업에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

샌드위치 판넬로 인해 화재가 번진 유사사례는 올초에도 발생했다.

지난 1월 18일 오전 6시 38분께 서북구 업성동 부탄가스 제조업체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당시 소방당국은 화재 진압을 위해 소방헬기 5대와 펌프차 13대 등 80여 대의 장비, 인력 700여 명을 현장에 투입해 진화작업을 벌였고 광역 3호(최고 수위 대응 3단계)를 발령, 인근 경기도와 충북 지역에서 장비를 긴급 지원받았다. 하지만 이날 화재로 부탄가스 제조공장 28개 동 중 8개 동이 불에 탔다. 황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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