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게 주인들 불편 호소…집집마다 물통 구비

지난 1일부터 홍성지역 격일, 시간제 단수가 시작된 가운데 홍성역 화장실 입구에 생활용수 제한에 따른 협조를 부탁하는 내용의 게시물이 붙어있다.  최정 기자
지난 1일부터 홍성지역 격일, 시간제 단수가 시작된 가운데 홍성역 화장실 입구에 생활용수 제한에 따른 협조를 부탁하는 내용의 게시물이 붙어있다. 최정 기자
"겨울도 오는 데 온수를 쓸 수가 없어서 걱정이에요. 바쁜 아침 시간대에 물을 데워 쓸 수도 없고."

"단수를 하니까 오히려 물을 많이 받아놓게 되더라고요. 절수효과가 얼마나 있을지는 모르겠네요."

지난 1일부터 부분단수가 실시된 홍성지역 주민들은 본격적인 물 공급 중단에 대비해 집집마다, 가게마다 물통을 구비해 놨다. 관성대로 물을 쓰다가는 모두가 피해를 입는다는 공감대 속에 각자 물을 아껴쓰기 위한 방책을 동원하고 있지만 물 공급 중단이라는 초유의 사태에 대한 당황스러운 기색은 여전했다.

단수로 가장 애타는 이들은 늦은 시간까지 가게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이다.

홍성읍의 한 고깃집 사장은 영업시간까지 단축해야 할 것 같다고 걱정했다. 그는 "가게 정리도 문제지만 화장실 문제가 큰 일이다. 평소에는 화장실 문을 잠가 놓지는 않았는데 이제 화장실 문을 잠가 놓으려고 한다"며 "원래 12시까지 가게 문을 열었는데 문 닫는 시간을 당겨야 할 것 같다"고 걱정했다. 새벽 2시까지 가게를 운영하는 또 다른의 식당 점주도 "화장실이 제일 문제다. 설거지 하는 것처럼 화장실도 물 받아놓고 해결해야 하겠지만 아무래도 관리하는데 문제가 있을 것 같다"며 "그래도 영업시간은 손님과의 약속이기 때문에 영업시간을 단축할 수는 없다. 적응하는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공공·공적기관도 단수의 영향에서는 자유롭지 못하다.

홍성소방서는 일찍부터 유관기관 공조를 강화하고 단수대책을 마련했다. 저수지·하천 등을 통해 급수가 효율적으로 이루어 지도록 양수기를 배치하고 지휘차에는 동력소방펌프를 설치했다. 소방서 관계자는 "소방용수도 상수도에서 끌어 쓰는 것이기 때문에 영향이 전혀 없지는 않겠지만 급수가능한 지역·시설을 계속 확인하고 사전에 장비점검과 훈련을 진행했다"며 "단수가 시작되면 특별경계 근무를 시작한다. 단수 때문에 화재 진압에 문제가 생길 일은 없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군 수도사업소 관계자는 "공공기관도 단수를 시행하지만 병원 등 특수시설에 대해서는 특별 제재나 감시활동을 하지 않고 자율적으로 통제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환자, 취약계층 등이 관계된 위급한 상황에 대비해서도 소방서 운반급수 체계를 정비해놨다"고 말했다.

한편, 홍성군은 지난 1일부터 읍면별 격일로 오후 10시-오전 10시 12시간 단수계획을 시행하고 있다. 군은 1일부터 4일까지 단수 시범·적응기간을 운영했고 5-7일 물을 정상공급하면서 보완대책을 마련한 뒤 8일부터 본격적으로 단수정책을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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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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