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회 지상군 페스티벌' 가보니

 지난 2일 충남 계룡대 비상활주로에서 개막된 '계룡군문화축제와 지상군페스티벌'에서 특전사 대원들이 특공무술을 선보이고 있다.  빈운용 기자
지난 2일 충남 계룡대 비상활주로에서 개막된 '계룡군문화축제와 지상군페스티벌'에서 특전사 대원들이 특공무술을 선보이고 있다. 빈운용 기자
2일 오전 10시. 육군 최고 축제의 장인 `제 13회 지상군 페스티벌`이 개최된 계룡대 비상 활주로는 몰려드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비상활주로와 가까운 계룡대 제 3정문 근처는 각종 버스와 차량들 때문에 진입이 어려울 정도였다. 곳곳에 가족단위 관광객들과 학생들, 어린이집 등에서 온 아동 관람객들이 눈에 띄었다. 지상군 페스티벌이라는 이름답게 전투복을 입은 여러 무리의 군인들도 열을 맞춰 행사장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들뜬 마음 때문인지 밝은 표정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지난 2001년 `벤처 국방마트`로 출발해 이듬해인 2002년부터 지금의 명칭을 사용하게 된 지상군 페스티벌은 연 평균 100만명 이상의 관람객을 유치하며 최대의 군 문화 축제로 이름을 드높이고 있다. 2일부터 6일까지 5일 간 개최되는 올해 지상군 페스티벌은 `국민과 함께 소통하고 신뢰받는 강한 육군`이라는 슬로건 아래 개최됐다. 페스티벌은 특공무술과 한·미 연합 기동시범 등 지상군 관련 공연, 사물놀이·댄스·마술 등의 문화공연 등 풍성한 볼거리가 가득하다. 공연장 주변에 마련된 체험 부스에서는 군과 관련된 각종 체험 코너도 함께 마련돼있어 보고, 듣고, 즐길 수 있는 다양한 구성이 눈길을 끈다.

개막식이 예정된 오전 11시가 가까워지자 주공연장 주변에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했다. 영국·호주군의 군악대와 소림무술 등의 식전 행사가 끝나자 장준규 육군참모총장과 최홍묵 계룡시장이 단상에 올랐다. 엄숙한 국민의례가 진행된 후, 이들은 마이크를 잡았다.

"제 13회 지상군 페스티벌의 개막을 선언합니다!" 행사 시작과 동시에 우레와 같은 박수소리가 터져나왔다. 그때 `둔탁하고도 거대한` 소리가 들려왔다. 육군 최신예 헬기 14대가 3정문 근처 산 너머에서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헬기들이 형형 색색의 연기를 뿌리며 주공연장 위를 지나가자 곳곳에서 탄성이 터져나왔다. 본격적인 축제의 시작이었다.

개막식에 이어 지상군의 자랑인 특공무술 시범이 시작됐다. 강인하고도 유연한 시범단의 특공무술에 박수갈채가 잇따랐다. 관객 호응에 힘을 얻었는지 시범단도 더욱 목청을 높여가며 강력한 발차기와 격파 등을 이어갔다.

지난 2013년 전역했다는 이민호(26) 씨는 "전역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벌써 예전 일인 것처럼 멀게만 느껴진다. 가끔 군대 생각이 날 때가 있는데 지상군 페스티벌에서 즐거웠던 군생활을 떠올릴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주공연장에서의 공연뿐 아니라 다양하게 마련된 체험코너도 지상군 페스티벌의 자랑거리다. 행사장은 각종 먹거리를 즐길 수 있는 코너부터 지상군의 역사를 알 수 있는 부스, 병영생활과 미래형 군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는 부스까지 총 망라돼있다. 이중에서도 관람객들의 발길을 붙잡는 곳은 단연 `육군 이야기 마당` 코너다. 행사장 중에서도 가장 큰 부스에 마련된 이야기 마당은 육군의 과거부터 미래까지를 확인할 수 있는 스토리가 있는 체험 코너다. 일제시대부터 태동하던 육군의 독립투쟁과 6·25 전쟁, 월남전과 현대전까지 이어지고 있는 지상군의 역사와 활약상을 알려주며 교육과 재미의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는 평가다. 이야기 마당은 `전시`라는 역할에 충실하다. 전쟁 당시 사용한 방탄 헬멧과 전투화 등의 군수품, M3 기관단총 같은 화기 등을 전시해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전투복의 역사를 총망라한 `군복 전시관`, 장병들의 생활상을 고스란히 묘사한 `생활관`, 안중근 의사의 삶과 투쟁의 역사를 간직한 `안중근 장군 특별전` 등에도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중에서도 `탄약 전시관`의 인기는 가히 폭발적이다. 우리 군이 사용하고 보유했던 각종 탄약, 다연장 로켓포인 `천무`와 휴대용 단거리 지대공 미사일인 `신궁` 앞에서는 연신 플래시 세례가 터졌다. 특히 폭발물을 처리하는 `EOD 로봇`이 조종에 맞춰 다양한 움직임을 보일 때마다 사람들의 탄성이 이어졌다.

로봇을 관람하던 김호연(15)군은 "로켓포들이 생각보다 커서 깜짝 놀랐다"라며 "로봇 기술도 정말 대단한 수준까지 올라온 것 같다. 세밀한 움직임까지 가능한 것이 정말 신기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이야기 마당 부스를 빠져나와도 즐길거리는 많다. 전투 현장을 그대로 즐길 수 있는 `KVBS 체험관`과 `KCTC 사격 체험관` 등에도 인파가 끊임없이 몰린다. 장병들의 심심한 입을 달래주던 `냉동식품`도 체험할 수 있어 즐거움을 배가시킨다.

육군 관계자는 "올해 지상군 페스티벌도 우리 군의 강한 모습을 확인하고자 하는 많은 분들이 찾아줄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육군은 국민에게 더욱 큰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앞으로도 지속적인 소통 창구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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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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