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경찰, 화교에 판매시도 중국인 4명 구속

대전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구리와 아연 합금으로 만든 가짜 금괴(금원보)와 금불상을 진짜라고 속이며 화교들에게 판매하려 한 혐의(사기미수)로 중국인 사모(45)씨 등 4명을 구속했다고 지난달 30일 밝혔다.  전희진 기자
대전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구리와 아연 합금으로 만든 가짜 금괴(금원보)와 금불상을 진짜라고 속이며 화교들에게 판매하려 한 혐의(사기미수)로 중국인 사모(45)씨 등 4명을 구속했다고 지난달 30일 밝혔다. 전희진 기자
대전에 거주 중인 화교들에게 3000원 상당의 `가짜 금괴`를 판매하려다 실패한 중국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대전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구리와 아연 합금으로 만든 가짜 금괴와 금불상을 진짜라고 속이며 화교들에게 판매하려 한 혐의(사기미수)로 중국인 사모(45)씨 등 4명을 구속했다고 지난달 3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8월 10일 입국한 이들은 중국 상인회와 SNS를 통해 국내에서 식당, 숙박업소 등을 운영하는 화교들의 개인정보를 얻었다. 이들은 8월 23일 오후 3시 쯤 대전 유성구에서 중식당을 운영하는 왕모(52)씨를 찾아가 가짜 금괴 10개를 보여주며 "우리는 인천의 한 건설현장에서 포크레인 기사로 일하고 있다. 얼마 전 땅을 파는 작업 중 항아리 속에 담겨있는 금괴와 금불상, 유서 등을 발견했다"며 "금괴 120개와 불상 6개를 2억 4000만원에 팔겠다"고 말했다. 조작된 유서에는 금괴의 `주인`인 한 중국인이 전쟁에서 전사한 큰 아들을 찾으러 중국으로 돌아간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들은 왕씨가 믿을 수 있도록 그가 보는 앞에서 쇠톱으로 금괴를 자르는 치밀함을 보이기도 했다. 동시에 어수선하게 행동하며 왕씨의 시야를 가렸고, 그가 잠시 한 눈을 판 사이 미리 준비한 순도 99.7%의 순금 조각을 가짜랑 바꿔 건네주며 진품 여부를 감정해보라고 제안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왕씨는 지난해 10월 부산에서도 이와 비슷한 범행이 있었던 것을 기억해 냈다. 그는 "지금 현금이 없으니 4일 후인 8월 27일에 다시 만나 거래하자"고 설득해 사씨 일당을 돌려보낸 후 경찰에 신고했다. 그로부터 4일 뒤, 사씨 일당은 왕씨에게 인천으로 올라와 거래할 것을 요구했지만 왕씨는 이를 거절했고, 지난달 18일과 20일 사전 연락을 거치고 나서야 대전에서 만날 것을 약속할 수 있었다.

지난달 21일 대전에 도착한 사씨 일당은 오후 2시쯤 금괴 120개, 금불상 6개를 챙겨 왕씨를 찾았다. 그러자 왕씨는 이번에도 현금이 없다며 다음날인 22일 만날 것을 요구했고, 식당을 빠져나오던 이들은 잠복중이던 경찰에게 현장에서 검거됐다. 경찰에 압수된 가짜 금괴는 총 222개, 금불상은 11개로 진품일 경우 15억원 상당의 가치가 있지만, 이들의 상품은 1개 당 약 3000원에 불과한 공예품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조사결과 이들은 중국인들이 장례식 때 관에 의례적으로 넣는 금괴·금불상이 국내에 유통되지 않는다는 점, 중국에서는 제품들이 가짜라는 것을 쉽게 들킬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화교들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전희진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전희진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