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회질서 유지위한 규범 모두 준수해야하는 약속 남녀간 성벽 간통죄 폐지 스스로 문화의 '線' 지켜야 "

지난 주 경찰서에서 발부된 범칙금 딱지가 날라 왔다. 노란색 깜빡일 때 앞 차를 뒤 따랐는데 교통신호 위반으로 7만원을 내려니 속이 쓰리다. 예전에는 경찰관의 눈에 걸리면 사정해서 넘어가는 경우도 있었는데 이제는 감시 카메라가 몇 날 몇 시에 어떻게 위반했는지 운전자 사진까지 찍혀 날라 오니 항변할 수가 없다. 몇 해 전 중국 연변에 가보니 간선 도로에 중앙선이 없었다. 수많은 오토바이와 승용차들이 뒤엉켜 서로 클랙슨을 울려대며 요리조리 빠져 나가는 모습이 묘기대회에 출연한 사람들 같다. 어떻게 이런 상황에서 교통사고가 일어나지 않을까 신기하기만 했다.

범칙금 딱지는 대부분 신호위반, 정지선 위반, 중앙선 침범 주, 정차 위반 등이다. 차선은 선의 형태와 색상에 따라 각각 다른 의미를 갖고 있다. 일반적으로 점선 형태의 차선은 운전자가 차선을 변경할 수 있는 구간이고 흰색 실선은 같은 방향이라도 차선 변경이 금지된 구간으로 대개 터널 안에 그어져 있다. 만약 점선과 실선이 함께 있는 복선이라면 점선 쪽에서만 차선을 변경해야 한다. 황색 차선은 보통 도로의 중앙선을 표시하는데 황색선이라도 점선으로 표시되어 있다면 일시적으로 반대 차선으로 변경이 가능하다. 도로 가장자리 주차선이 흰색 실선일 경우에는 주차와 정차가 모두 가능하나, 황색 실선일 경우에는 시간과 요일에 따라 주정차가 탄력적으로 허용되는 공간이다. 황색 점선의 경우는 주차는 금지되나 정차는 5분 이내에서만 가능하다.

10월부터는 운전 중 핸드폰을 비롯해 태블릿 PC, 노트북 등 모든 영상 재생 기기가 단속 대상이 된다. 주행 중 네비게이션 조작도 법규 위반이 된다니 조심해야겠다. 길가 표지판에 `DMB 보다 나의 미래를 못 본다`는 문구가 새롭게 다가온다.

선은 약속이다. 모든 운동경기는 선을 그어놓고 한다. 테니스에 이어 이제는 야구도 심판의 판정에 의혹이 있다면 즉시 비디오 판독을 요청할 수 있다. 빠른 공이 선 안으로 들어왔는지 밖으로 나갔느냐를 슬로우 비디오로 심판관들이 다시 보고 판결하는 것이다.

서울 올림픽에서 코너를 돌던 육상선수가 순간의 실수로 한발을 안쪽으로 밟은 것이 카메라에 찍혀 메달이 박탈되는 안타까운 모습을 봤다. 운동 경기에서 선은 생명이다. 멀리뛰기 선수가 도움닫기 발판을 1cm라도 위반하면 탈락 된다.

아스팔트 바닥에 그려진 선은 생명선이다. 시속 120km 속력으로 마주 달려오는 자동차를 운전하면서 편안하게 마주칠 수 있는 것은 이 중앙선을 상대방도 반드시 지킬 것이라는 약속을 믿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이제 `간통죄`가 없어졌다. 남자와 여자가 만나 서로 잠자리를 같이 해도, 남자와 여자가 서로 손을 잡고 악수한 것이나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십 여년 전 미국에 있는 한인 교회에서 설교를 끝내고 성도들과 인사를 나누는데 그 곳에서는 여자 성도와 악수는 너무나 자연스러웠고 몇몇 사람은 은혜 받았다고 허깅(hugging)까지도 하는데 너무나 당황스럽게 느낀 적이 있었다. 각 나라마다 인사법이 다양하다. 동남아 불교권에서는 서로 손을 합장하고 고개를 숙이며 인사하고, 이슬람 국가에서는 여자는 상대가 남자일 경우 얼굴을 보여줘선 안돼 히잡, 부르카, 챠도로를 뒤집어 써야 한다. 그러나 중앙아시아 나라들은 남녀 간이라도 볼을 좌우로 맞대며 인사를 나눈다. 심지어 뉴질랜드 마우리 족은 서로 코를 맞대며 인사를 한다. 교통법규 위반을 규정하는 것도 선(線)이고 운동선수가 반드시 지켜야 하는 것도 선(線)이듯이 간통죄가 사라진 우리나라에서 반드시 지켜야 할 남녀 간의 선(線)은 어디까지 여야 하나 심각하게 생각해야 한다.

판사, 교수, 국회의원이 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만 한 순간 그 남녀 간의 선을 넘어 패가망신(敗家亡身)하는 모습이 심심찮게 뉴스에 오른다. 심지어 종교지도자까지도….

선(線)은 엄중한 약속(約束)이다. 내 전 존재를 지켜주는 생명(生命)이다. 그 선(線)을 지키는 한 150km 마주치는 차량도 겁날 것이 없다.

김용혁 노은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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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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